화웨이 “한국 R&D 센터 곧 완성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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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호 대표가 화웨이의 최신형 스마트폰 X3를 시연해보고 있다. [사진 화웨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가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운다.

 한국 내수시장을 더욱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동시에 한국의 우수한 스마트폰 관련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장기 전략이다. 화웨이그룹 핸드셋 부문의 케빈 호(41) 대표는 1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화웨이코리아 본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현재 한국에 R&D센터를 구축 중이며 곧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스마트폰 등 단말기 관련 기술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의 R&D센터는 화웨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30일 LG유플러스를 통해 자사의 스마트폰 ‘X3’를 출시한 데 이어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기지를 세우며 본격적인 ‘한국 따라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과 영국, 인도 등 전 세계 16개국에 R&D센터를 두고 있다. R&D 인력만 1만1000명에 달하는데 매년 수익의 10% 수준인 30억~50억 달러(약 3조3000억원~5조5000억원)를 기술 개발에 쏟고 있다. 위치나 규모 등 한국 센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센터 설립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모두 준비돼 있고 위치나 규모를 분석 중이다. 현지의 우수한 인력을 채용해 고품질의 연구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해 설립 계획이 상당 부분 구체화됐음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한국에서 더 많은 자원을 지원해 양질의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적극적인 유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핵심은 ‘프리미엄 사양+합리적 가격’을 만족시키는 스마트폰 전략이다. 케빈 호 대표는 “디자인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한국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나 애플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사양을 갖춘 스마트폰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여 고객들을 사로잡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중국에 ‘강은 깊게 파고, 강둑은 낮게 쌓으라’는 고사성어가 있다”며 “내부 관리를 최적화하고 프로세스를 압축해 단가를 계속 낮추고 더 높은 이윤을 사업자와 고객에게 돌려주는 경영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채널 확대도 시사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어떤 유통채널을 선호하는지 지켜본 다음 업체들과 협력해 더욱 공개적이고, 더욱 다양하게 유통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화웨이=1987년 설립된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올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5위(5.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42조7200억원이며 전 세계 170개국에 통신장비·휴대전화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에서 LTE(롱텀에볼루션) 기술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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