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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호화궁전…밤엔 「아파트」로… |서구·소 지도자들의 사생활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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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구와 소련지도자의 생활양식은 나라의 형편에 따라 각양 각색이다. 수백 개의 방이 달린 궁전에서 초 호화판 생활을 즐기는가 하면 중산층처럼 자신의 아파트에서 출퇴근하는 등 지도자의 생활양식은 나라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영국=영국왕실의 상징인 버킹검 궁은 6백여 개의 방과 6만3천 평의 정원 외에도 하인·정원사 등 달린 식구들만도 3백46명에 이르고 있다.
왕실은 또 템즈 강변의 윈저 성과 스코틀랜드의 할리루드 하우스 등 어마어마한 부동산을 소유하고있다.
왕실의 나들이를 위해 5∼6대의 롤즈로이스 승용차와 전용 앤도버 비행기, 2대의 웨섹스 헬리콥터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특히 여왕부부나 황태자의 해외여행에는 1953년에 건조된 브리태니어 호까지 동원돼 초 호화판을 자랑한다.
이 같은 큰 살림살이로 인해 왕실은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왕실은 금년 1년 동안 정부로부터 6백30만 달러(약47억 원)의 예산을 배정 받았음에도 왕실소유의 광대한 토지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그 적자를 메워 가는 실정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처」수상은 무척 검소하다 다우닝가 10번지에 있는 자그마한 수상관저에 살면서 퇴근 후 남편의 식사를 손수 마련하기도 한다.
▲프랑스=프랑스대통령의 공관인 엘리제궁은 원래 「루이」15세 왕후 「퐁파두르」의 소유였던 것으로 호화의 극치.
휘황 찬란한 샹들리에와 2천여 점의 고 가구, 2백 개의 융단, 1백30개의 시계, 진귀한 그림·조각·촛대 등이 갖춰져 이곳을 찾는 귀빈들은 찬탄을 금치 못한다.
「드골」「지스카르」등 전직 대통령이 즐겨 이곳에서 만찬이나 무도회를 열었던 것과는 달리 사회당의 「미테랑」대통령은 집권 후 지난해 7월14일 프랑스 혁명기념일에 단 한번 5천명의 손님을 초대해 파티를 열었을 뿐이다.
「미테랑」은 또 이곳의 대통령 실에서 근무만 할뿐 퇴근 후에는 시내의 아파트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주말이면 지중해와 파리 서남부 등에 있는 대통령 별장을 찾는 대신 개인소유의 시골별장으로 향한다.
대통령 궁의 올해 예산은 1백5만 달러 (약10억 원). 이밖에 문화성에서 대통령의 취향에 맞춰 각종 물품을 조달하고 있다.
▲소련= 「브레즈네프」가 크렘린궁에서 외국인을 위해 베푸는 연회는 백악관에서의 그것 보다 훨씬 화려하다는 인상을 받곤 한다.
15세기에 세워진 크렘린궁은 여러 개의 성당과 제정러시아 시대의 값진 예술품들이 많아 문자그대로 초대형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고.
그러나 「브레즈네프는 이곳에서 집무하고 외국지도자들을 영접 할뿐 모스크바 중심부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부인 「빅토리아」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밖에도 소련 도처에 별장을 갖고 있지만 휴가 때면 흔히 흑해부근의 별장을 즐겨 찾는다. 이곳 흑해별장은 미국 대통령의 주말별장인 캠프데이비드보다 훨씬 넓고 수영장·영화관·엘리베이터 등이 갖춰져 있으며 낚시나 관광을 위한 호화선도 마련돼 있다
「브레즈네프」는 또 모스크바의 모든 간선도로 마다 그어져 있는 고위층 용 「중간차선」 을 이용, 통행에서 마저 특권을 누리고있다.
해외 나들이를 할 때면 경호원 보좌관·의료진 등 엄청난 수행원을 거느려 지난해 11월의 서독방문 때에는 1백10명의 수행원을 대동하기도 했다.
▲이탈리아=대통령관저는 약 2만4천명 규모의 호사스런 키리날레 궁으로 원래는 1545년부터 1946년까지 교황과 이탈리아 왕들의 하궁으로 쓰여졌던 곳.
78년에 대통령으로 당선된 고령의 「폐르티니」(85)는 방이 2천 개나 되는 이곳에서 잠자기를 거부. 트레비 천이 내려다보이는 조그마한 아파트에서 출퇴근 하고있다.
그는 로마근교 피사와 나폴리 등에 별장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한번도 이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폐르티니」는 또 소박한 여행을 즐겨 최근 미국을 방문했을 때 그가 주최한 공식파티에 참석한 손님이 단 15명이었다고. 【US뉴스지· 6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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