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철수 주장한 일없다"|검찰-김현장 피고인의 1문1답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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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검찰과 김현장 피고인의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병국 검사)의식화 훈련 내용이 농업의 희생 등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필연적이며 노동자·농민·학생들을 의식화시켜 투쟁하자는 것이었는가.
▲사실과 다르다. 자본주의의 장점을 무시한 듯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부익부 빈익빈은 1백 년 전「케인즈」의 투쟁이론을 소개하며 얘기한 것뿐이다.
-광주사태에서의 미국의 자세로 보아 진정한 우방이라 할 수 없고 미군은 철수돼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미군주둔 의의는 북괴남침 저지에 있다고 했다. 될 수 얘기는 한 적이 없다. 다만 광주 사태 때의 미국의 자세로 보아 미군주둔 의의가 상실됐다고 했을 뿐이다.
-검찰조사 당시 이같은 사실을 모두 시인하지 않았는가.
▲당시는 몸이 최악의 상태로 모든 것을 포기할 생각이었다.
-검찰이 욕설 구타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는가.
▲없다.
-의식화 교육의 장소는 원주교육원 어디를 주로 사용했는가.
▲1, 2층 구별 없이 빈방을 찾아서 했다.
-학습 방법은?
▲돌아가면서 교재를 읽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질문하고 이를 설명하는 대화와 토론의 형식이었다.
-교재는 무엇을 사용했나.
▲『우상과 이성』『전환시대의 논리』『한국 농민문제와 농민운동』등을 사용했다.
-81년 12월 16일부터 22일까지 문부식 등 부산의 대학생 5명과 함께 합숙하며 의식화 훈련을 한 일이 있는가.
▲그렇다.
-당시 노동자·농민들의 의식수준이 프롤레탈리아 혁명을 유도할 만큼 되어 있지 않아 지도집단의 형성이 시급하다고 한 적이 있는가.
▲『우상과 이성』에 그런 말이 나왔을 뿐이다. 학생운동을 민중운동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학습 내용을 외부에 보안하라고 했는가.
▲함부로 발설하지 말라고 했다.
-의식화 학습교육은 교육원의 협조를 받아 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한 것은 최신부가 지나가다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피고인이 갖고 있는 사상은 사회주의가 아닌가.
▲아니다. 내가 학생들을 통해 주장한 것은 신본주의에 입각, 상대적 빈곤을 줄여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이는 영국 노동당에서 하고 있는 점진적 사회주의 이론과 비슷한 것이다.
-「북 침 준비 완료」라고 한 근거는?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 현 정권이 무기를 많이 사들여 의문을 품었다.
-남북한 군사력에서 남한이 열세인데….
▲남한이 열세라도 미군이 있어 문제없다. 열세에 있더라도 우리나라가 처 들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완료」라는 것은 끝났다는 뜻이 아닌가.
▲….(부답)
-이것은 남쪽은 준비가 끝났으니 김일성이 한 테 미리 쳐내려 오라고 한 것이 아닌가.
▲모든 것을 김일성이를 예로 들지 말라. 김일성과 같은 목적이나 의도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무기 도입을 했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나.
▲신문을 보고 알았다.
-문부식은 어떻게 알았나.
▲79년 여름 광주에서 열린 기강대회에 참석했다가 알게 된 허진수 피고인을 통해 알았다.
피신 차 부산에 가서 허에게 잠자리를 부탁했더니 문을 소개했다.
-교육할 때에는 의부와의 접촉을 못하게 했다는데….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외부인사가 왔을 때에는 방문 앞에「피정중」이라고 팻말을 붙였고 식사는 별도로 한 적이 있다.
-체제 타파는 어떤 방법이어야 하나.
▲국민의 여론 압력에 의해 물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부는 어떤 사람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보는가. 과도 정부를 세워 민주정권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도자 목록이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김영삼·김종필·김대중·추기경 님·NCC 회장·최규하·윤보선 씨 등이다.
-천주교 교육원에서 비호를 받으며 회개하지 않고 왜 돌아다녔는가.
▲(격앙된 목소리)내가 잘못한 일이 무엇이기에 회개를 해야 하나.
-그럼 왜 피신해 천주교의 비호를 받았나.
▲정권이 잡으러 다녀 비호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피고인은 금속 공학과를 중퇴했는데 사회문제를 전공도 않고 어떻게 대학생들을 교육했나.
▲대통령은 정치학과 나와서 하느냐(방청객 웃음),내 나름대로 알고 있는 것을 소개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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