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홈즈」왕좌 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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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라스베가스(네바다주)11일=외신종합】백인 팬들이 염원하던『위대한 백인의 호프』는 또다시 사라지고 말았다.
12일 상오 11시 반(한국 시간)라스베가스 시저스팰리스 호텔 특설 링에서 벌어진 딜릭스 복싱 쇼인 WBC헤비급 타이틀매치에서 흑인 챔피언「래리·흠즈」(32)는 백인 도전자「게리·쿠니」(25·동급 1위)를 2회 다운을 뺐은 끝에 13회 2분 52초만에 TKO로 제압, 2차 방어에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 59년「잉게마르·요한슨」(스웨덴)에서 23년만에 헤비급의 백인 챔피언을 갈망하던 미국 백인 팬들의 염원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스피드에서 앞선「홈즈」는 초반부터 빠른 발을 이용, 날카로운 스트레이트를 구사하여 왼쪽 훅을 주무기로 하는「쿠니」를 앞서 나갔다. 2회에「쿠니」는 밀고 들어가다「홈즈」의 오른쪽 스트레이트를 관자놀이에 맞고 다운, 열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쿠니」는 3,4회전에 파이팅을 보여 백인 팬들은 열광시키기도 했으나 6회엔 또 다시「홈즈」의 스트레이트를 안면에 맞고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 9회전에선「쿠니」가 왼쪽 어퍼컷으로「홈즈」의 벨트라인 아래 국부를 가격, 잠시 경기가 중단됐으며 2감점을 당해 더욱 열세에 빠졌다.
6회부터 왼쪽 눈 위가 찢어진「쿠니」는 11회에 또다시 1감점을 당한 뒤 13회에「홈즈」의 오른쪽 스트레이트를 9개나 연속으로 안면에 허용, 로프에 기대자「레인」주심이 다운으로 간주하려는 순간「쿠니」의 세컨드가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 날 AP통신은 각 라운드 별 채점에서 3, 4, 8, 10회 등 4회만을「쿠니」의 우세로 판정하고 나머지는 모두「홈즈」의 우세로 채점했다.
40전 전승(30KO)을 기록한 챔피언「홈즈」는 l천8백만 달러(대전료 1천만 달러 총 수입금35%8백만 달러)를 거둬 들었으며 생애 첫 패배를 마크한 25승(21KO) 1패의「쿠니」도 역시 똑같이 1천8백만 달러(약 1백26억 원)를 차지했다.
이 날 계체량에서「홈즈」는 96·275kg, 「쿠니」는 1백2·377kg을 기록했다.
한편 세미파이널로 벌어진 WBC슈퍼 밴텀 타이틀 매치에서 챔피언「윌프레도·고메스」(푸에르토리코)는 도전자「환·안토니오·로페스」(멕시코)를 산회 1분2초만에 KO로 제압, 15차 방어에 성공하면서 36승(36KO)1무1패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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