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태운 재로 인공섬 조성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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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가 세계 최초로 재로 매립하는 인공섬을 조성, 환경친화적 국토 확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국토를 확장하면서 자연생태 공원까지 조성하는 이중 효과를 보고 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세마카우 매립지'로 이름 붙여진 이 인공섬은 싱가포르 국립환경청(NEA)이 1999년 착공했다. 싱가포르의 비즈니스 중심가 인근 머리나 만에서 남쪽으로 8km 떨어진 지역을 매립하는 대역사다. 10%가 완공됐다. 40년 후 완공되면 3.5㎢의 인공섬이 탄생한다.

매립 물질의 80%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나온 재다. 나머지는 금속 폐기물 등 불에 타지 않는 무기물질이다. 매일 연안 지역에서 수거된 1400t의 재와 무기물질이 매립되고 있다. 국립환경청 대변인은 "재와 무기물질은 환경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유독성 가스가 배출되거나 환경이 오염될 염려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매립 지역은 이미 자연생태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습지식물인 맹그로브가 무성한 늪지대와 산호초 지대가 조성됐다. 국립환경청은 "조류와 해양 생물의 천국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은 조류 단체, 낚시 클럽, 대학 해양 연구팀 등에 개방됐다. 싱가포르 정부는 40년 후 인공섬을 어떻게 활용할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인공섬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매립지 주변에 있는 작은 섬 두 개 주변에 매립지 진입용 해안 도로 7km를 건설하는 데 3억6200만 달러(약 3800억원)가 들어간 점에 비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400만 명의 싱가포르는 국토가 너무 좁아 매립을 통한 국토 확장 사업에 열심이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싱가포르 영토는 580㎢에서 683㎢로 늘어났다. 99년 본토의 매립 사업이 모두 끝나자 싱가포르는 새로운 매립 사업으로 '세마카우 매립지'사업을 시작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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