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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직한 도시의 노인|여가 선용 어떻게 해야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대한 노인회(회장 이규동)와 한국 노년학회가 주최하는 제4회 학술 세미나가 11일 상오 플라자호텔 국제 회의장에서 열렸다.
「현대 사회와 노인문제」를 주제로 한 이 세미나에서는 가정복지·정년제와 소득보장·여가와 사회활동을 중심으로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이중「노인의 여가와 사회 활동」에 관한 조성경 교수(숭전대)의 발표를 간추려 소개한다.
조교수는『자녀와 함께 사는 도시의 단신 여성노인과 봉급생활을 했던 남성 노인, 그리고 농업에 종사하다 자녀를 따라 이주한 노인들의 여가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농촌의 단신 여성 노인의 경우 남편을 돌보는 역할만 상실됐을 뿐이므로 농사에 시간을 보내게 되나, 도시의 단신 여성 노인의 경우 집을 지키고 손자를 돌보는 일만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더욱 며느리나 딸이 살림을 맡아할 경우 여가는 더욱 많아지게 되며 기혼여성 노인 역시 부부가 함께 여가를 이용하는 새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봉급생활용 해온 남성노인의 경우 개인의 상태와는 무관하게 일경연한에 도달하면 물러 나야하고 대부분 직장에서 하던 일이 다른 곳에서 계속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노년생활의 여가를 즐길 여건에 처하지 못하고 있다.
농사를 짓다 성장한 자녀를 따라 대도시로 올라온 노인들의 경우 어울릴 이웃도 없고, 돌아갈 고향도 지니지 못해 여가 활용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그는 여가선용 방안으로 ▲취미·오락활동 ▲사교적 활동 ▲교양활동 등을 들고 과거의 직업을 대체할만한 사회적 역할이나 자신의 이미지를 수행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회활동을 권고했다.
현재 대한 노인회를 중심으로 벌이고 있는 자조활동도 그 중의 하나. 구세대 노인들이 현대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교양활동, 의료기관과의 협조를 통한 건강관리, 취미와 오락, 상담과 대화, 가정 및 시설방문, 신년 교례회 및 어버이 날 행사, 직업훈련 및 소득사업, 전문직을 가진 노인들에 의한 전문 서비스, 노인 의사를 반영하는 사회운동 등은 자조활동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사업들로 그는 보고있다.
그는 또 공동질서 운동에 운동원으로 참가하거나, 깨끗한 환경을 가꾸는데 앞장서는 일, 청소년 선도 및 아동보호, 전통문화를 계승시키는 일, 이웃을 둘보고 후배에게 자문과 격려를 해주는 일 등 사회봉사 활동을 해나가는 것 역시 훌륭한 사회활동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경로우대증 발급, 연2의의 무료검진을 비롯, 양로원·노인회관·노인교실 등이 국가·사회적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으나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라고 주장하고『앞으로 복지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전체 노인에게 일정수입이 보장되는 사회보장 제도 및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노인복지 회관으로의 방전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전문인의 양성도 함께 도모해야할 것』으로 결론지었다. <홍은희 기자><소설『바람의 넋』12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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