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처우 개선 앞서 반성해야" 질문|"기동타격 대 출동태세 고치겠다" 답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유상호 의원(민정)질의=피해자에 대한 배상액을 단순히 국가배상법에 의해 결정할 것이 아니라 호프만 식 계산에 의해 법원에 제소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배려해 줘야 할 것이다.
벽지근무 순경에 대해서는 특별수당을 지급토록 하고 경찰관 전원에 대해 정밀적성검사를 실시, 포악하거나 주벽이 있는 사람은 도태시키는 장치를 빠른 시일 안에 강구하라.
▲유인범 의원(민한)질의=이번 사건을 단순히 만취경관의 정신착란에 의한 사고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무기관리상의 허점을 보완하고 경찰기강확립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라.
경찰·예비군·민방위대의 실효성 있는 동원체제를 확립하고 경찰관에 대한 인사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성일 의원(국민)질의=용산경찰서 하 형사 사건,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 의령사건 등은 국민의식개혁운동 등을 벌이고 있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에 대한 공직자사회를 비롯한 국민들의 폭넓은 공감대형성이 미흡한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가.
경찰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국회를 비롯한 사회각계인사로 경찰제도개선위원회를 설치할 용의는 없는가.
▲이용택 의원(의정)질의=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밝히는 것이 경찰권위와 기능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경찰의 능력약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험 있고 능력 있는 인사를 이런 저런 이유로 도태시켰기 때문이 아닌가.
▲노태우 내무장관 답변=앞으로 경찰의 보고체제 등과 기동타격대의 출동태세를 보완해 나가겠다.
또 문제경찰 요원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감시를 하겠다. 의령사건이 왜 발생했느냐에 대한 나의 소신은 우리 공직자들이 위에만 바라보고 일해 온 타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전철을 말끔히 씻고 아래를 보며 고생하는 부하를 돌보는 공직사회가 되어야겠다. 탁상에서 모든 일을 다해 버리는 병폐를 확실히 지양하고 확인·책임행정을 위해 의식개혁을 강화해야 한다.
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능동적으로 의욕을 갖고 일하는 풍토를 만들어 주는 대신 무사안일·무책임·무 소신·무기력한 공직자는 뽑아 내겠다.
규정대로 무기고관리를 했더라면 우 순경 같은 사람은 무기고 관리를 맏 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그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국민에 대한 정부의 사과는 국무총리가 이미 담화를 발표했다.
사후수습대책은 유가족에 대한 보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종합대책을 세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안응서 치안본부장답변=우 순경이 서울시경산하 근무 중 주벽이 심해 부적격판정을 받고 경남으로 전출됐는데 현재 경찰인사 규정에 징계나 처벌할 사항이 아니면 징계할 수가 없어서 그랬다.
앞으로 이상성격 내지 위험스런 성격의 소유자를 가려내 도태시킬 수 있도록 인사관리규정을 고치도록 하겠다.
경찰의 공정한 인사를 위해 실적위주의 고과지침을 전국 경찰에 시달했으며 순환근무제가 제도적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
▲박관용 의원(민한)질의=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적의 후방교란작전을 걱정했었는데 과연 적이 훌륭했었다면 어떻게 됐을 것인가.
전 내각이 용퇴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차제에 치안본부를 공안위원회와 같은 별도 기구로 독립시킬 생각은 없는가.
▲양창식 의원(민정)질의=장시간에 걸쳐 유유히 남녀노소를 무차별 살상한 점 등으로 보아 계획적인 살인행위라고 판단되는데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면 단위 방위협의회가 구성되어 있고 그 회장은 면장이 맡고 있는데 면장은 아무런 조치를 취한바 없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의 선발, 오지근무 경찰의 자질, 지역방위협의회운영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는데 과감하게 시정할 용의는 없는가.
▲유준상 의원(민한)질의=이번 사건이 우발적 사건이 아닌 계획된 사건이라는 것은 ▲무기고를 열고 난 뒤 다시 채운 점 ▲범행 전 방위 병을 내보낸 점 ▲전화선 절단 ▲내연의 처 인척들을 집중 살인한 점 ▲12명을 죽인 상가에서 2천 원의 부 의를 전하고 농담까지 한 점 ▲정신병을 앓은 병력이 없는 점 등에서 알 수 있다.
▲조병규 의원(국민)질의=국립경찰 일변도의 경찰제도를 중앙과 지방으로 분리하고 또 공안과 수사를 분리하는 체제로 개편할 용의는 없는가.
반상회운영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상회 운영체제를 개선할 생각이 없는가.
▲노 장관 답변=반상회문제는 제도를 고쳐야 할지, 운영을 개선해야 할지 연구해 보겠다. 모 당이 반상회를 통해 입당권유를 한다면 시정하겠다.
우 순경이 계획적인 범행을 했는 지의 여부는 심층은 가지만 좀더 심도 있게 분석한 다음 결론을 내리겠다. 의식개혁은 지도자급 공직자가 먼저 실천해야 한다.
▲안 치안본부장 답변=경찰관이 비겁하게 굴어 책임을 다 못 했을 경우 처벌하는 법규가 있다. 우 순경의 신상파악을 소홀히 한 것은 사실이다. 성격결함을 진작 알았으나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김진재 의원(민정)질의=사고를 내면 지방의 벽지로 전출시키는 경찰인사관례는 당장 시정돼야 한다.
지방경찰관은 자질이 갖춰지지 않아도 된다면 지방치안은 부재여도 좋다는 뜻이 아닌가.
▲조종익 의원(민한)질의=경찰과 국민간에는 현재 보이지 않는 불화와 위화감이 감돌고 있다. 경찰이 고압적 태도를 가지고 백성들을 억압하기 때문인데 외유내강의 민주적 경찰 상을 정립할 방안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찰관 처우문제를 내건다면 국민들이 진심으로 그걸 믿겠느냐. 경찰은 자체 반성부터 하고 민주경찰 상을 이룬 후 처우개선을 주장해야 할 것이다.
▲맹은재 의원(민정)질의=현장조사결과 인사에 불만을 품은 범인이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범행은폐와 목적달성을 위해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노 장관 답변=우 순경의 범행은 빨치산의 만행보다 더 지독하다. 아무리 철천지원수에게도 그렇게 잔인할 수 없을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사건이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유족들에게는 충분히 보상하고 세대주가 사망해 생계가 어려운 사람에게는 지속적인 대책을 세우겠다.
경찰관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업무량·책임에 비해 경찰의 보수가 낮은 것은 사실이나 이 마당에 보수운운은 감히 부끄러워 말할 수 없다.
▲안 치안본부장 답변=무기출납 제는 개선하겠다. 경찰의 학력이 낮은 것은 사회적 위치가 매력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찰인사는 연고지 배치와 순환보직을 병행하겠다.
.▲김형래 의원(민한)질의=자기실현의 정상적 통로가 막히니까 지금 국민은 내부적 갈등을 겪고 그 결과 국민의 마음속에는 부정심리·공격심리·증오심리가 싹트는 것이다.
고려말기에 불가사리가 나왔다고 하더니 왜 요즘 외미 라는 불가사리, 방화라는 불가사리, 지하걸이라는 불가사리, 그리고 살인불가사리가 횡행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 보라.
정부는 안보를 이유로 20년 이상이나 국민에게 정부를 따라오라고 했지만 사건발생 6시간이 지나도록 손을 못 쓴 것은 직무유기가 아닌가.
술 취한 사람 하나 못 잡으면서 훈련받은 간첩을 어떻게 잡느냐.
▲정남 의원(민정)질의=현직경찰관 중 부적격자를 가려내기 위해 특별기구를 설치하고 부적격자에 대해서는 타 직종으로의 전직 등을 알선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김원기 의원(민한)질의=경찰행정쇄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경찰이 정치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경보 등 갖가지 잡무들이 경찰의 치안업무를 방해하고 있는데 경찰을 과다한 잡무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 제도적 개선책은 무엇인가.
▲노 장관 답변=의식개혁운동은 정부가 먼저 해야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르게 된다.
의식개혁운동은 물리적 방법이 아니라 심리적 방법으로, 부정적 입장이 아니라 긍정적 입장에서 지도자들이 솔선수범하고 국민들이 이를 따를 때 성취될 수 있다고 본다.
위에서부터 내리 미는 힘은 힘이 아니다. 힘은 아래서부터 솟아야 한다. 나는 조직관리에서 의리를 존중한다.
경찰의 중립문제는 맡겨 두면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지켜 나가겠다.
의령사고가 있었다 해서 전국방방곡곡에 허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결코 이번 사건이 치안행정 전체의 상황은 아니다.
▲안 본부장 답변=우 순경이 의령으로 전보된 것은 서울근무 시 술집에서 행패를 부렸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