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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뉴 비즈니스] 식당 설비 수리 美'픽스서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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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모처럼 찾은 음식점 문 앞에 '수도고장으로 금일 휴업'이란 안내문이 붙어있거나, 음식을 주문했는데 주인이 미안한 얼굴로 다가와 "가스레인지가 고장이 나서 곤란하다"고 말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물론 고객 입장에서 짜증나고 속상한 것도 당연하지만, 단골 손님들을 그냥 돌려보내야 하는 음식점 주인의 속타는 마음은 더하다.

음식점은 겉보기와 달리 크고 작은 각종 고장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조리설비를 보수하고 유지.관리하기 위한 대비책은 대체로 허술하다. 음식점의 설비들이 공장의 기계처럼 같은 고장이 반복되는 경우가 드문데다 군소 설비업체들의 애프터서비스도 부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식점 주인들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급한 김에 적당히 수리업체를 찾아 "빨리 와달라"고 사정하게 되고, 겨우 수리가 끝나도'바가지 요금'을 물기 일쑤다.

미국 메릴랜드 지역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던 마크 부처는 몇 차례 이런 경험을 해 본 후 1999년 '픽스 서비스'(Fixx Services Inc.)라는 회사를 차렸다.

음식점들을 상대로 각종 설비의 유지.보수.관리를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회사다.

상하수도.냉장고.전기.전화.가스.전열기.유리창.페인트.식탁.의자.주방기기.시건장치.바닥재 등 음식점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고장.사고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업체들을 미리 확보해 놓은 뒤, 회원으로 등록한 음식점에서 연락이 오면 바로 수리공을 보내주는 사업이다.

음식점 주인이 직접 수리업체를 찾아 연락하는 것과 비교할 때, 중간에 한 단계가 더 끼어드는 셈이지만 주문을 여러 곳에서 받아 대량으로 처리하는데서 생기는'규모의 경제'가 이 사업의 비결이다.

이 회사의 관리 프로그램에 가입한 회원 음식점은 수리비 40% 할인혜택과 함께 연중무휴 24시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설비 수리업체는 이 회사를 통해 많은 일감을 확보할 수 있어 가격을 좀 깎아줘도 이득이다.

만약 수리업체가 늑장 출동을 하거나 수리를 제대로 못했을 경우 그 업체는 바로 제휴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픽스 서비스에 회원으로 가입한 음식점은 5천곳, 제휴계약을 맺은 수리업체는 3천곳에 이른다. 회원식당 중에는 백악관과 국무부의 구내식당도 들어 있다.

회비는 식당규모에 따라 월 최저 50달러에서 최고 7천5백달러선으로 올해 예상매출은 1천만달러다. 현재 일본 진출을 협의 중이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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