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리안] "한국 영화 함께 보며 조국을 피부로 느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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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 영화가 프랑스에 사는 한국 출신 입양아에게 뿌리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프랑스 내 한국 입양아 모임인 '한국의 뿌리 협회(Racines Coreennes)' 회원 80명은 2일 '태극기 휘날리며'를 단체 관람했다. 파리 15구에 있는 생 랑베르 극장에서다. 한국관광공사(사장 김종민) 파리지사가 주선했다. 그들이 본 영화는 자연스레 그들이 태어난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먼저 말문을 연 아몽 다비드는 "한국전쟁이 영화처럼 정말로 그렇게 격렬했느냐"고 물었다. 민족 간에 총부리를 겨눈 비참한 전쟁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샤센 엘렌은 "어떻게 형제간의 사랑이 그렇게 끈끈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의문을 표시했다. 영화 속의 형제애는 프랑스에선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리나 킴은 "식구끼리, 또 동족끼리 왜 싸워야 했는지를 영화를 통해 피부로 느끼게 됐다"며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한국 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의문을 풀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몇 년 전부터 한국 영화가 프랑스에서 자주 개봉되고 있다며 한국 영화가 몰랐던 한국의 실상을 알려주는 좋은 재료가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프랑스의 한국 입양아는 1만400명 정도. '한국의 뿌리 협회'는 앞으로도 입양아의 정체성 찾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영화 상영과 세미나, 한국 방문 행사 등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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