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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병실료 개편, 중소병원이 먼저 병상전환에 나선 이유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병원경영 악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동네의원‧중소병원은 위기에 직면한지 오래다. 대형병원 역시 상급병실료 개편과 같은 비급여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해 한층 어려워진 병원경영 현실을 토로한다. 최근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실장은 ‘월간 병원동향 BRIEF’를 통해 병원경영 동향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의료계 경영 변화를 정리했다.

상급병실료 개편, 환자의 헌법소헌 등 예상치 못한 문제제기 소지

9월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일반병상을 현행 6인실에서 4인실로 확대하고, 상급종합병원의 1인실 기본입원료를 비급여로 개편하는 상급병실료 개편안이 시행됐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4·5인실까지 건강보험을 적용(요양병원 제외)하고, 상급종합병원 1인실·특실 기본입원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제외한다. 모든 병원은 기본입원료만 산정하는 병상을 의무적으로 50%이상 확보해야 한다.

기존 상급병상 현황조사에 의하면 2013년 6월 기준 병원급 이상 요양 기관의 83.6%가 상급병실을 운영 중이며, 병원급 이상의 일반병상 비율은 81%다. 상급종합병원 65%, 종합병원 72%, 병원급은 81% 운영 수준이다.

기존 의료기관 유형별 연간 상급병실료 총액(2013년)를 살펴보면 1조원 규모로서 총진료비 대비 4.2%, 비급여 대비 14.4%를 차지했다. 병원유형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이 4415억원(43.5%), 종합병원 3360억원(33.1%) 그리고 병원급이 2371억원(23.4%)이다.

이에 이용균 실장은 “2014년 일반병상을 현행 6인실을 4인실까지로 확대하고, 2015년 상급종합병원 일반병상의 의무비율을 50에서 70%로 상향될 경우 제도 시행에 따른 정책적 마찰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1인실을 비급여로 운영할 경우 병원에서는 환자가 100% 본인부담을 수긍을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자의 입장에서 헌법소헌 제기 등 예상치못한 사회적 문제제기 소지가 예상된다는 것. 충분한 정책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9월 시행된 상급병실료 개편(단위 원) *출처 한국병원경영연구원

▲ 9월 시행되는 상급병실료 개편 (단위 원, 자료 병원경영연구원)

상급병실료 개편에 따른 중소병원 동향 살펴보니...

이같은 상급병실료 개편에 따른 보상방안으로 기본입원료는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3%, 병원 2% 인상됐다. 4인실은 기본입원료의 160%, 5인실은 130%로 수가가 신설됐다.

주목할 것은 4‧5인실 병상전환이 지방 중소병원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이용균 실장은 “병상 가동률이 절반 이하인 상당수의 지방 중소병원과 종합병원들이 기존 다인실(6인실) 병실을 4인실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지방병원의 병상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는 현재 병상 수로 경영악화를 타개할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반로”라고 분석했다.

지방 중소병원장의 입장에서는 병상 수를 줄여 4인실, 5인실로 전환해 경영생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실장은 “중소병원의 4인실 병상 확대 경영에는 간호등급제(간호관리료 차등제)도 일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간호등급 총 지출액에서 중소병원인 병원급에서 가져가는 비중은 전체 지불차액의 13.4%수준으로 낮은 편이며, 간호사 구하기를 포기한 지방 중소병원 입장에서 4인실 확대 등 허가병상 수를 줄이는 것이 간호등급제 악재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 병원유형별 상급병실 운영비율 (단위 %, 자료 병원경영연구원)

제도시행 6개월 후 손실‧손익 부분 모니터링 예정

복지부는 이같은 보장성 강화제도의 시행 6개월 후 모니터링을 통해서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선택진료비 축소에 따라서 보상대안으로 ▲고도 수술·처치·기능검사 1602개 항목에 대한 상대가치점수 인상 ▲고도 중증환자의 의료서비스의 수가 조정방안 등이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6개 의료기관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 손실손익이 ±20% 정도 편차를 보였는데, 정부는 이에 따라 시행 6개월 후 손실부분을 조정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팀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병원계 역시 회원병원의 경영수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개정된 선택진료비 제도시행에서 상대적으로 보상기전에서 제외된 종합병원, 전문병원, 병원급들은 별도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문병원을 포함한 제도 시행의 전후 경영분석을 통한 손실액에 대한 분석이 예상된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1인실 기본입원료를 비급여로 개편된 상급병실료 개편안에 따른 의료기관에서의 1인실 환자들의 불만유형과 실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례수집과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

심평원 월간진료통계, 중증환자의 외래비 증가

올 8월 발표된 심평원 월간진료통계에 따르면 월 총진료비 규모는 4조 5613억원이다. 입원비 부문이 33.8%, 외래부문이 43.5%, 약국이 22.7%를 차지했다. 전월 대비 총진료비는 –0.5% 감소했고, 전년 동월 대비해서는 4.8%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인 진료동향을 살펴보면 중증환자의 외래비 증가로 내원일당 진료비는 3만6704원으로 증가 추세다. 하지만 환자1인당 진료비는 16만9880원으로 증가추이가 전월 대비 낮은 편이다. 전체 진료비에서 입원부문이 OECD국가의 70% 수준에 비해서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 총 진료비 현황(단위 원, 자료 심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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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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