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인 교사만 당했다" 비난 뒤따라|「봉투사건」전보 인사로 서울시 교위 입장 난처|경찰 비장의 카드 특공대 알려져 당황|「경로증」 푸대접 시비로 보사부 곤욕|성명서의 고간운운은 사실무근 치안본부서 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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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극비리에 창설 작업>
한달 전부터 극비리에 경찰특공대 창설작업을 추진해온 치안본부는 대장임명을 계기로 창설계획이 신문에 보도되자 몹시 당황하는 표정.
그동안 국회에서도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도시 게릴라형 범죄대비책의 필요성이 논의되는 등 『무엇인가 있을 것』으로 예상은 돼왔으나 「특공대는 경찰비장의 카드」라는 이유로 함구령이 내려져 왔다는 후문.
경찰은 그토록 소중히 다루어온 특공대인지라 경정인 대장의 임명장을 이례적으로 치안본부 각 부장이 배석한 자리에서 안응모 본부장이 직접 주는 등 특별배려를 했을 정도.

<업자를 두둔하는 인상>
서울시는 최근 택시의 입금액을 부당하게 올려 받는 회사에 대해서는 증차혜택을 주지 않는 등 무거운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으나 대부분의 택시 운전사들은 『이같은 경고가 뜬구름 잡는 식이 아니냐』고 비난.
이들 택시운전사들은 『지난 3월의 유류가격 인하, 모든 택시연료의 LPG대체 등으로 각 운수회사들이 하루 대당 2천5백원씩의 이익을 보고 있으면서 입금액 한푼 내려주지 않아 택시의 운행거부사태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시 당국이 아무런 손을 쓰지 않는 것을 봐도 알만한 일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운전사들은 특히 시 당국의 한 차례 경고만으로는 회사측이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서울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업자들을 봐주기 위한 「눈감고 아옹」식의 처사라고 흥분하기도-.

<자술서 복사, 돌리기도>
치안본부는 한국교회 사회선교협의회가 발표한 성명가운데 『고문 운운』한 대목을 놓고 상·하 모두 한결같이 민감한 반응.
특히 김현장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4부 산하 직원들은 『이같은 사태가 있을 것에 대비, 사전에 「이모씨 고문설」을 퍼뜨린 권 모목사를 불러 당사자인 이씨와 대질까지 했었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펄쩍.
경찰은 대질 때 당사자인 이씨의『고문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자술서를 복사, 간부들에게 돌림으로써 고문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확인해 주기도.

<확대 못한 고충 이해를>
서울시 교위는 최근 학부모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서울Y국교 교사 6명을 인사 조치했으나 뒤늦게 이 사실이 달리 알려지면서 『양심에 따라 금품수수를 시인한 교사들만 애꿎게 처벌받았다』는 비난이 뒤따라 난처한 입장.
시교위는 당초 문제의 돈봉투사건이 학교주변에서 새어 나올 무렵, 자체감사없이 학교측의 조사 내용만을 토대로 해 지난 1일자로 돈을 받았다고 시인한 6명의 교사와 교장·교감을 인책, 전보 발령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 「돈받은 교사가 상당수 더 있다」는 소문과 함께 『양심 바른 교사만 당했다』는 비난이 일자 한 시교위 관계자는 『교육적 견지에서 더 이상 확대하지 못한 고충을 이해해 달라』고 하소연하기도.

<생색은 교통부가 냈다>
보사부는 경로우대증 푸대접 시비가 최근 곳곳에서 꼬리를 물자 매우 곤욕스런 표정.
보사부는 당초 경로우대증을 소지한 노인에 대한 시내버스 할인 요금율 「50%」로 발표했으나 몇 시간 후 교통부가 「무료」로 발표하는 바람에 그렇게 하기로 사후합의를 했지만 일부 노인들이 『전액무료로 푸대접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반액이라도 내는 편이 마음 편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처한 입장.
보사부 관계자는 『생색은 교통부가 내고 욕은 보사부가 먹는 결과가 됐다』며 투덜투덜.

<열차이름 6월에 확정>
철도청은 우등·특급·보통급행·보통 등으로 구분돼 있는 열차이름이 계급과 계층의식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무궁화」 등 부드러운 이름으로 바꿀 방침.
특히 우등의 경우 이름이 모호할 뿐더러 우등생·열등생의 우등이냐 하는 점에서 논란이 많았다.
또 더 빠른 고급열차가 새로 등장할 때마다 보급에서 특급·우등 같은 강도 높은 명칭으로 바뀌었으나 앞으로 계속 개발될지도 모르는 초스피드열차 이름은 어떻게 붙일 것이냐로 고민하다가 새로운 이름을 철도청 직원간에 공모해 6월부터 확정시킬 예정.
철도청은 이 기회에 새마을도 더 좋은 이름이 나올 경우 다른 이름으로 바꿀 예정이나 열차명칭보다는 서비스 개선이 더 급선무라는 것이 주위의 여론.

<배차 놓고 신경전 벌여>
서울시청 배차 담당직원들은 고급 공무원 자가운전제가 실시되고 있는 요즘 공동차량 배차문제를 놓고 이들 자가운전 간부들과 날카로운 신경전.
이같은 현상은 본청 부이사관급 이상 공무원 54명중 9명이 4월초부터 자가운전을 함에 따라 종전에 쓰던 사람들이 공동차량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이들 자가운전 간부들이 일 과중에 차를 쓸때엔 자신의 차는 세워둔 채 공동차량 배차를 요구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것.
배차담당직원들은 더구나 자가운전중인 간부들이 포니는 마다하고 마크W 등 고급차만 구해 차량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

<형사계에 여 직원 배치>
서울 강서 경찰서는 지난 20일부터 분위기가 딱딱한 형사계에 여직원을 전화 당번으로 배치,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상냥하고 친절한 목소리로 받도록 해 일반 시민들의 경찰공포증을 덜어주고 있다.
강서경찰서의 이같은 조치는 바쁜 업무에 쫓기는 형사들이 전화를 퉁명스럽게 받는 예가 잦아 취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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