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밀크뮤직 버금가는 콘텐트 내 놓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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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강태진 전무는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업계에 밝다. 199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씽크프리’를 창업하면서, ABC방송 등 미국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음악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 밀크뮤직이 국내에서 서비스 시작 한 달여 만인 지난달 31일 17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국내 2위 온라인 음악서비스인 KT 지니의 경우 100만 다운로드를 넘는데 7개월 이상 걸렸다. 그간 소프트웨어에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은 삼성전자로서는 밀크뮤직이 사실상 성공한 첫 번째 소프트웨어 콘텐트인 셈이다. 삼성은 여세를 몰아붙여 연말까지 300만 다운로드를 넘긴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오는 8일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박진영·윤종신·버나드박 등과 함께 ‘밀크 콘서트’도 연다. 밀크뮤직의 ‘산파’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의 강태진(55) 미디어서비스 팀장(전무)는 지난달 31일 인터뷰에서 “조만간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설미디어서비스(SNS)와 연동하는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라며 “밀크뮤직을 음악 콘텐트 분야의 생태계 허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음반저작권협회(음저협)에서 ‘무료 서비스는 계약 위반’이라는 이유로 이미 계약해지 통지를 보냈는데 서비스는 계속되고 있다. 어떻게 돼가고 있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 멜론이나 지니도 부분적으로 무료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도 지난달 14일 밀크뮤직을 부분 유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행히 음저협에서 법정다툼보다는 협의 쪽으로 의사를 바꾸고 있다. 음저협의 원 계약자인 소리바다와 함께 협상을 진행중이다.”

 - 부분 유료화가 뭔가.

 “내년 초부터 무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유료 항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여러 가지 고민중인데 고음질 서비스나, 스마트폰 외에 노트북에서도 들을 수 있는 멀티디바이스 서비스 등을 유료로 내놓을 수 있다. 광고를 보거나 들으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

 - 삼성이라는 대자본이 음원 시장을 독식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다양한 형태의 음원서비스가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다. 밀크뮤직은 무작위 선곡 형태이기 때문에 인디밴드 등 알려지지 않은 무명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자연스레 대형 아티스트 중심의 음악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 이런 인식 덕분에 대중음악계를 이끌어가는 리더급 뮤지션 상당수가 밀크뮤직을 지지하고 있다.”

 - 최근 들어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젠 굳이 내려받지 않아도 언제든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동통신 환경이 좋아지면서다. 유럽에서는 스트리밍 시장이 이미 대세다. 미국에서도 판도라와 스포티파이 등의 업체가 1, 2위를 다투고 있다. 애플의 아이튠스도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올 5월 비트라는 기업을 인수했다. 밀크뮤직도 미국에서 450만 다운로드를 올리는 등 순항 중이다.”

 - 삼성은 그간 너무 하드웨어 중심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드웨어만으로는 고객을 감동시키기 어렵다. 경쟁사인 애플이나 중국 샤오미에 비해서도 소프트웨어가 부족했다. 그래서 2008년 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만들고 전사적으로 소프트웨어 인력을 확보했다. 이제 그동안의 투자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거다. 올해 안으로 밀크뮤직 버금가는 또 다른 킬러 콘텐트를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은 이제 소프트웨어가 이끌어 가는 회사(Software driven company)가 돼야 한다.”

 강 전무는 인천에서 중학교를 마친 뒤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 현지에서 대학원까지 마쳤다. 구글 독스보다 7년이나 앞선 199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는 ‘씽크프리’를 창업했다. 2001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가 씽크프리를 리눅스 다음으로 위협적인 회사로 언급하기도 했다. 강 전무는 이후 한글과컴퓨터 부사장과 KT 서비스육성실장을 거쳐 2010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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