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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 봉합 나선 롯데 … 새 사령탑에 친화력 좋은 이종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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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선수와 구단 간에 내홍을 겪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가 이종운(48·사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롯데는 31일 “제 16대 감독으로 이종운 현 1군 주루코치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계약금 2억·연봉 2억원)이다. 배재후 롯데 단장은 “구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신임 이 감독이야말로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경남고-동아대를 졸업하고 1989년 롯데에 입단했다. 91년부터 주전을 꿰찬 이 감독은 92년 우승을 이끌었고 97년까지 롯데에서 뛰었다. 올해 서건창(넥센)이 17개를 기록하기 전까지는 단일 시즌 최다 3루타(14개·1992년) 기록도 가지고 있었다. 98년 한화로 트레이드 된 뒤 그해 겨울 은퇴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72 9홈런 212타점 98도루. 2001~2002시즌에는 롯데 코치를 지냈고, 2003년부터 11년간 경남고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 롯데로 돌아온 이 감독은 드림팀(3군) 코치를 맡다 지난 8월 1군에 올라왔다. 프로 코치 경력은 3년 밖에 되지 않는 ‘초보 감독’인 셈이다.

 롯데가 이종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건 선수들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감독은 전형적인 ‘내유외강’형이다. 겉으로는 큰 목소리를 내지 않지만 강단이 있는 인물이다. 또한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면서도 오랫동안 구단을 떠나 있어 ‘친 프런트’로 분류되지 않는다. 11년간 고등학교 야구부를 맡으면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고,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롯데는 선수와 구단, 코칭스태프간에 심각한 불화를 겪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권두조 코치가 선수들과 불화 끝에 물러났다. 지난달 28일에는 선수단이 성명서를 내 “A운영부장이 선수들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9일에는 일련의 사건들과 관련해 구단이 공식 사과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올시즌 롯데는 유력한 4강 후보로 꼽혔지만 7위에 머물렀다. 이종운 감독은 “책임감이 앞선다.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교감을 나누고, 팀을 추스리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프로야구 10개 구단(kt 포함)은 내년 시즌을 이끌 사령탑을 모두 결정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5~9위 팀 감독이 물러난 가운데, SK 김용희(59)·두산 김태형(47)·KIA 김기태(45)·한화 김성근(72) 감독이 새로 팀을 이끌게 됐다. 한편 한화는 정민태(44) 투수코치, KIA는 박흥식(52) 타격코치를 각각 영입했다.

김효경·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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