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요르단강 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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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에서 획득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회교도 원주민의 반이스라엘 폭동이 격화되고 있어 중동사태는 또다시 혼미에 빠져들고 있다.
시오니스트광신자의 마운트회교사원 총격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이 무력을 동원, 초 강경 진압에 나서는 바람에 그 반작용으로 격화일로를 걷고있다.
아랍회교국들은 이같은 팔레스타인주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탄압에 항의하는 뜻에서 총파업을 단행, 잠시나마 사우디아라비아등 산유국의 국가기능이 마비되기까지 했다.
거기다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도의 이집트군배치가 평화조약에 위배된다는 이유를 들어 오는 25일로 예정된 시나이반도철군을 유보할 뜻까지 비쳤었다.
최근 「샤론」국방상은 이집트를 방문, 일단 철군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원칙엔 합의가 됐다. 이스라엘의 철군이 연기된다면 78년에 맺은 킴프데이비드협정이 사문화되는 중대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며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조약가 깨져 중동사태는 또다시 걷자을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될 것이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표면적인 트집」은 팔레스타인주민에 대한 무기반입 등 이집트의 팔레스타인 지원가능성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엄포이거나, 15년간 개발해온 점령지를 반환하는데서오는 히스테리일 것이다.
이스라엘 강경파들은 엄연한 국가간조약에 따라 당초의 일정대로 시나이반도를 반환하는 것조차 반대하며 「베긴」수상을 불신임투안에 붙일만큼 초조감에 사로잡힌게 사실이다.
이집트로서도 이스라엘을 불필요하게 자극해서 국토수복의 당면목표를 허사로 돌릴수는 없는만큼 시나이철군은 우여곡절은 있어도 예정대로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중동사태는 이제 팔레스타인 문제해결로 범위가 좁혀지는 셈인데 바로 이 문제가 중동사태의 핵심이고 가장 다루기 어려운 과제다.
캠프데이비드협정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자치문제를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추후협상에 맡겨 놓았다.
이스라엘은 자치의 범위를 극히 제한시켜 이스라엘의 통치를 받는 유대 아랍계 혼합거주지역으로 만들 속셈이다.
반면 아랍권은 여기에 거추하는 75만명의 주민들은 물론,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쫓겨난 1백80만명(48년당시는 70만명)의 팔레스타인난민, 즉 PLO와 함께 완전독립된 팔레스타인국가의 창설이 목표다.
이스라엘의 허리를 자르는 팔레스타인국가의 창설은 이스라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안이며, 여기에 중동문제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팔레스타인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은 이스라엘이 사나이반도에서의 철수일자가 다가올수록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정착촌 건설을 활발히 진행시켜온 점이다. 이미 2만5천평의 유대계 주민들이 점령지에 정착했고 앞으로 5년간 2만3천명이 더 투입된다고 이스라엘은 공언하고 있다.
이같은 이스라엘의 강경조처는 요르단강 서안을 이스라엘에 완전합병하려는 의도로 비쳐져, 최근 벌어지고 있는 반이스라엘 폭동은 바로 이같은 팔레스타인주민의 불안을 반영하고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골란고원을 합병한다고 선언했고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내외에 선포했다. 예루살렘은 물론 기독교의 성지이나 회교에서도 제3의 성지로 여기는 곳이다.
결국 이스라엘의 의도가 밝혀지고 어에대한 팔레스타인주민들의 반발과 PLO의 배후조종,아랍권의 단결등이 상승작용을 일으킬 때 중동사태는 결코 낙관할수가 없는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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