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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케시마나리의 원조 울릉도 섬말나리 꽃피울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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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나리분지(울릉도 북면 나리리에 있는 분지)를 다시 섬말나리(참나리)로 가득 차게 해야 합니다."

영남대 원예과 김규원(59)교수는 "일본이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섬말나리를 가져가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나리'라는 이름을 붙여 화분.꽃꽂이 등 관상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면서 이렇게 말했다.

섬말나리는 백합과의 다년생 구근식물로, 7~8월 노란빛이 강한 주황색 꽃을 피운다. 1997년 산림청에 의해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됐다. 나리분지라는 지명은 울릉도 개척 당시 이 꽃이 많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 교수는 "독도에는 섬말나리가 없는데도 일본이 다케시마나리라는 이름을 붙여 상품화 하는 걸 보면 오래 전부터 독도 침탈 의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섬말나리가 없어지는 걸 안타까워 해오다 98년 다섯포기를 캐와 조직배양 기술을 이용한 증식에 나섰다.

이렇게 증식해 2003년에 500포기, 2004년에 2200포기의 섬말나리를 나리분지로 옮겨심었다. 울릉군의 협조를 얻어 나리분지 일대에 '나리동산'도 만들었다. 사이버 독도지점 설치 등으로 독도사랑 운동을 펼치고 있는 대구은행이 직원 20여 명을 보내 이식작업을 도왔다.

김 교수는 요즘 섬말나리의 변종으로, 꽃에 점이 없는 '민 섬말나리'를 증식하고 있다. 1000포기를 증식해 특성조사가 끝나는 2년 쯤 뒤 울릉도에 옮겨 심으려 한다. 그는 '독도역사찾기 모임'의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대구=황선윤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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