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 후진타오 "미국 일방주의 견제를" 공동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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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는 내용을 담은 '21세기 국제질서에 대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모든 국가는 각자 민족적 특성에 맞는 발전 방법을 찾고 국제 이슈에서 동등한 참여와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권리를 전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이어 "(국제적) 이견과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일방적인 행동을 피하고 독재 정책이나 무력에 의한 위협과 그것의 사용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또 "주권국의 객관적인 발전 과정을 무시하고 외부로부터 특정한 사회.정치적 모델을 강요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국제적인 인권보호도 모든 국가의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의 원칙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또 "국제안보를 위해 테러집단의 자금원을 차단하고 민족과 인종.종교와 관련한 테러 및 극단주의를 조장하는 이데올로기들을 뿌리뽑아야 한다"며 "여기에는 이중기준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연 기자회견에서 후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의 중요한 이익이 걸린 대만과 체첸 문제 등에서 상호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로부터 분리.독립 운동을 벌이는 체첸 문제와 중국의 골칫거리인 대만 독립 문제에서 양국이 공동전선을 구축하겠다는 뜻이었다. 후 주석은 또 "중앙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한반도 핵 문제.유엔 개혁과 같은 중요한 국제 이슈들에 대해서도 (러시아와) 상호 협력과 조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서 상호협조와 경제교류가 높아지고 있다는 데 만족한다"고 밝혔고 후 주석도 "양국은 국제무대에서 전략적 파트너로서 일치된 입장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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