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BOOK/꿈나무] 우리 집에 온 낯선 아이가 싫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내가 아는 특별한 아이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김흥인 그림, 배정희 옮김
보물창고, 136쪽, 7800원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의 내면 심리가 생생하게 드러난 이야기책이다. 동화라기 보다 이야기책이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는 환상이나 낭만 등 동화적인 요소는 철저히 배제한 대신 주인공 소년 필립과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을 냉정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밀하게 따라가기 때문이다.

외동아들인 필립에게 어느날 엄마 친구의 딸인 일곱 살 아홉달 먹은 여자 아이 미리엄을 여동생처럼 낮시간 동안 데리고 놀아줘야 한다는 재앙같은 숙제가 떨어진다. 미리엄의 아빠는 돌아가셨고, 엄마는 직장에 다녀야 하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마친 후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온통 독차지하던 자신만의 영역인 '집 안'에 잠재적 경쟁자 미리엄이 침입하자 필립은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한다. 아끼던 기차 장난감을 함부로 다루며 기차 사고 놀이를 하자고 덤벼드는 미리엄이 괴상하게 보일 뿐이다. 하지만 필립의 내면은 평면적이지 않다.

미리엄을 멀리 하려는 마음 한편 미리엄의 관심과 신뢰를 얻었으면 하는 반대편 마음 때문에 괴로워 한다.

이야기의 결말은 예상대로다. 갈등은 풀리고 둘은 친해진다. 그러나 필립과 미리엄이 엮어내는 우여곡절을 따라가는 도중에 당신은 불현듯 눈시울을 붉히게 될지도 모른다.

신준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