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1, 전남3위…호남세 기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전주=경호역전취재반】호남세가 대기염을 토하고 있다.
경호역전마라톤대회 12년 사상 전례 없던 새로운 양상이다.
지난6일 목포를 출발, 7일 전주에 도착하기까지 이틀간 2백13.5㎞의 레이스에서 당초예상을 뒤엎고 고교2년생이 주축인 전북이 11시간54분13초의 뛰어난 기록으로 단연 선두를 독주,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부각되었다.
첫날 목포∼광주간 84.5㎞를 4시간32분59초의 구간신기록(종전 4시간36분4초)으로 쾌주한 전북은 이튿날인 7일 광주∼전주간 1백29㎞의 최장구간에서도 7시간21분14초로 쾌주해 2위로 전주에 골인, 중간 종합순위 2위인 충남을 7분9초나 앞서고 있다.
전북뿐 아니라 전남도 첫날에는 뜻밖의 난조로 6위로 처졌으나 이튿날에는 7시간19분29초로 일약1위를 차지, 중간 종합기록에서 12시간1분57초로 2위인 충남을 불과 35초 차로 바짝 추격하며 3위로 뛰어 올랐다.
이와 같이 전남의 심장부 광주에는 전북이, 전북의 도청소재지 전주에는 전남이 각각 선두로 입성함으로써 호남세가 유례없는 기세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저력의 충남은 첫날 4시간34분26초로 역시 종전구간 기록을 깨뜨리는 가운데 2위를 차지한데 이어 광주∼전주간 코스에서도 7시간26분56초의 호조(3위)를 유지, 중간 종합기록에서12시간1분22초로 2위를 마크하고 있으나 전남의 세찬 추격에 몹시 불안한 상태다.
순창·남원·임실을 경유하고 해발 5백여m의 마의 험령인 비흥고개가 가로막힌 7일의 제2구간 레이스에서도 첫날과 같이 파란만장한 역전 극이 꼬리를 물어 이번 대회는 각 팀간의 전력이 고르게 향상된 가운데 숨막히는 각축전으로 점칠, 흥분의 열기를 뿌렸다.
광주∼전주간 레이스에서는 첫날 대 난조에 빠졌던 전남이 펼친 재기의 역주가 하이라이트.
전남은 광주에서 50여㎞떨어진 원천리에 이르기까지 전북·부산·인천·충남에 계속 선두를 뺏긴 가운데 4∼5위권에서 맴돌아 첫날의 악몽을 재현하는 듯 했다.
그러나 원천리 이후 이후봉(전남체고3년) 윤민량(정광고3년) 이인식(전남체고3년) 이덕호(전남체고2년) 임정식(전남체고 2년)등이 잇달아 소구간기록 1위를 석권해 순식간에 선두로 부상, 전북을 5백여m로 떨어뜨리며 전북도청 앞의 테이프를 1위로 끊었다.
이날 현재 부산의 임종구와 이상근, 충남의 조일호 등 3명이 2일 동안 내리 소구간 l위를 차지, 최우수선수의 후보 대열에 가장 강력히 떠올랐다.
한편 첫날의 2개의 구간 신기록에다 4개의 소구간 신기록이 작성돼 학생 마라톤의 수준향상을 입증했다.
중반으로 접어든 8일에는 9개시·도 팀이 전주건설공고 밴드 단의 우렁찬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조철권 전북지사의 출발신호로 전북도청 앞을 일제히 출발, 이리 강경∼논산을 경유해 대전까지의 1백14.7㎞를 달렸다.
서울 차한식, 경기 구자준, 인천 이강식, 충남 유병관, 충북 조영태, 전남 지철권, 전북 전남일, 경북 권성낙, 부산 이상근 등 최강의 건각들을 첫 주자로 포진한 각 팀은 이날의 레이스로 종합순위의 윤곽을 결정짓게 돼 배수의 총력전을 펼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