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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대표 내달 경선에 출마… 한나라 당권경쟁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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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60)대표가 30일, 오는 6월 17일에 있을 당 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내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불출마를 번복한 것에 대해선 변명하지 않겠으며 당원들에게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徐대표는 지난해 말 대선 패배 책임을 묻는 당 연찬회에서 '차기 당권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표직을 그대로 맡았다.

그의 사실상 출마 선언으로 당권 경쟁의 대진표가 확정됐으며, 다른 주자들은 일제히 그의'약속 위반'을 비난하는 등 당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강재섭(姜在涉.55)의원이 徐대표를 격렬히 공격했다. 그는 "徐대표는 불출마 약속을 뒤집은 데 이어 대선 재검표 실패의 책임도 대표직을 사퇴하지 않은 채 대행 체제로 비켜가는 등 상습적인 약속 위반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병렬(崔秉烈.65).김덕룡(金德龍.62).이재오(李在五.58).김형오(金炯旿.56)의원 등 다른 주자들도 徐대표를 비판하면서 그의 출마가 당권 경쟁 판세에 미칠 영향을 따졌다.

한나라당의 공식 선거운동은 이달 중순 이후 시작하지만 각 주자는 이미 2백20여명의 원내외 위원장, 전구구 의원 등을 상대로 물밑에서 치열한 세 확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서는 혼탁과 과열을 걱정하며 '특정 주자에 줄서지 않기 운동'을 벌이는 현역 의원들도 늘어가고 있다.

서청원 대표와 최병렬 의원은 각각 "급진세력에 얹혀가는 노무현 대통령의 무책임 정치에 맞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야당 대표""盧대통령과 맞장 뜰 수 있는 경륜과 철학을 지닌 강한 지도력"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이들의 '강력한 야당론'에 대해 김덕룡.강재섭 의원은 각각 "지역구도 정치를 타파하는 당내 변화와 개혁의 리더십" "당권 주자 중 유일한 차기 대권 후보자이며 50대 젊은 정치개혁의 기수"를 내세우면서 '당 체질 변화론'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오.김형오 의원은 현재로선 '마이너 리그'로 분류되지만 인터넷 등 새로운 운동방식을 통한 지지도 올리기에 열심이다.

한나라당의 새 대표는 23만명 당원의 직선으로 뽑히는 데다 내년 총선에서 盧대통령과 일전을 겨뤄야 하는 야당의 선거사령탑이라는 점에서 주자들의 움직임이 뜨겁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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