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위기 미쓰비시, 닛산 임원 스카우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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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차량결함 은폐와 대규모 리콜 문제로 경영위기에 몰려 있는 미쓰비시(三菱)자동차 후소 트럭.버스가 경쟁사인 닛산(日産)자동차 임원을 스카우트해 재기에 나섰다.

미쓰비시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품질관리 담당 부사장에 닛산의 하세가와 나오야(長谷川直哉.60) 전 품질분야 임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하세가와 신임 부사장은 1967년 닛산에 입사, 본사와 미주 자회사의 품질 관련 부서에서 줄곧 일해왔다. 99년에는 닛산의 제휴사인 르노에 파견돼 현재까지 해외품질담당 부사장을 맡아왔다.

미쓰비시 후소 트럭.버스가 이처럼 품질관리 부사장직을 신설하고 닛산의 품질 분야 최고 전문가를 영입한 것은 리콜 문제로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개선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경쟁사 임원을 데려와 부사장에 앉히는 것은 미쓰비시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일본 내에서 품질 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닛산의 이미지를 역이용하자는 계산이다. 미쓰비시 차는 92년 이후 트럭에서 주행 중 타이어가 빠지는 일이 다섯 번이나 있었지만 쉬쉬하며 대처를 미뤄 왔던 사실이 뒤늦게 발각돼 2003년 부사장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번졌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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