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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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스트레스가 암의 원인이 될지도 모른다는 한 미국과학자의 주장이 요즘 외신으로 알려졌다.
미국암학회에서 발표된 「버널·라일라」박사의 실험결과다.
쥐와 원숭이를 소음, 밝은 광선등 나쁜 환경조건에 놓아두었을 때 생체에 생기는 긴장때문에 질병에 저항하는 면역체계가 크게 약화됐다.
여기서 비롯된 가설은 그때문에 암도 생기고, 생긴암도 빨리 진행할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학설의 창시자「한스·셀리에」도 역시 그런 주장을 한다. 정신적 긴장이나 육체적 자극등 스트레스가 사람의 건강을 좌우하고 발병의 원인이 된다는 그의 스트레스학설은 지금 거의 정설이 되고있다.
스트레스(Stress)는 웹스터사전에서「강박적인 힘 혹은 영향, 압력, 긴강, 에너지에 대한 요구」등으로 설명되고있다. 불안(distress)의 약기라는 설도 있다.
힘의 균형이 깨어진 상태다. 그러니까 체외로부터 가해진 유해작인에 대응하여 체내에 생긴 상해, 방위의 반응을 전부 일컫는 것이다. 그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질병을 「적응의 질병」이라고한다.
생리학에 이 용어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35년 발행된 영국의 「프로시딩·오브·로열· 소사이어티」지에 실린 「셀리에」의 「쥐의 모체내태반의 생리학적연구」라는 논문이다.
그러나 스트레스학설 자체는 캐나다의 맥길대학 생화학교수였던 그가 36년 「네이처」지에 「각종 유해인자에 근거한 증후군」이란 논문을 발표했을때 처음 제창되었다.
당시엔 아직 세균이나 독물등 물질적 발병원인이 중시된 시대라 그의 선구적 스트레스설은 거의 무시됐다.
그러나 그는 스트레스와 관계된 질병들을 무수히 열거한다.
심인성위궤양이나 심인성순환기병은 그 대표다.
최근 영국의 「프랜시스·그리드」박사에 의하면 맹장수술환자의 50%가 스트레스에 의한 하복통으로 공연히 수술을 받았던 것이 드러났다.
순환기병중에도 고혈압을 일으키는 매니저병은 특히 중시된다.
미국의 정신신체의학자 「던벌」박사에 의하면 매니저 혹은 지도적 지위에 있는 사람은 관상동맥폐새, 협심증 부정맥이 보통사람보다 7∼9배가 많다. 따라서 그들의 50대, 60대 사망율도 현저히 높다. 일과 책임이 주는 스트레스때문이다.
건강유지를 위해선 신체적 균형은 물론, 마음의 평정도 절대적으로 필요한것이다.
「셀리에」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지혜도 가르쳐준다. 이른바「감사의 철학」이다. 생물체가 본래 갖고있는 이기심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타인도 해치지 않는다는 감사정신을쌓아가는 수밖에 없다. 감사하는 마음을 쌓아가며 행동하면 자기만족도 할뿐더러 타인도 이롭게된다. 불교적인 「자리리타」의 정신일까. 스트레스가 가득한 현대사회에서 과학은 오히려 종교를 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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