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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카드사의 숙제, 해외직구족 탐구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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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신한카드 위성호(56) 사장은 최근 부서장 126명 모두에게 “해외직구를 직접 해보고 카카오톡 단체방에 결과를 공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아마존, 이베이 등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국내로 직접 물건을 주문하는 ‘직구 트렌드’를 간부들이 경험해보고 아이디어를 찾으라는 취지였다. 카톡방에는 “생각보다 절차가 간단했다”, “가격이 너무 싸서 놀랐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A부장은 국내 온라인몰에서 7만8470원에 파는 바나나리퍼블릭 의류를 41.99달러(약 4만4257원)에 샀다. B부장은 52만7700원짜리 골프채를 아마존에서 140.85달러(약 14만8400원)에 ‘득템’했다. 평소 건강식품을 직구로 산다는 위 사장은 “사전 조사결과 직구 경험자가 126명 중 5~6명뿐이었는데 해보니 의외로 좋다는 반응이 많았다. 직구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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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들이 ‘해외직구족 탐구’에 빠졌다. 올 초 정보유출 사태 등으로 침체된 업계에 새로운 먹거리가 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직구족들의 기호와 행동방식에 맞춰 새로운 상품이나 혜택을 내놓기 바쁘다. 해외직구족 공략은 배송비 할인, 무이자할부 등 관련 이벤트부터 해외직구 전용 상품까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직구가 익숙한 고객이라면 직구 전용 카드를 눈여겨볼 만 하다. ‘몰테일 신한카드 샤인’과 ‘하나SK 비바G 플래티늄 체크카드’가 대표적이다. 신한은 해외 배송 대행업체인 몰테일과 제휴해 직구의 가장 큰 단점인 높은 배송료를 5000~1만5000원까지 깎아준다. 하나SK는 캐시백 혜택을 노렸다.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해외 이용 금액의 1.5%를 돌려주고 해외 이용 수수료 0.5%도 면제해준다. 직구 건수가 많다면 신한카드를, 금액이 많으면 하나SK카드를 발급받는 게 유리하다. ‘롯데카드 벡스 플래티넘’과 ‘삼성카드 3’은 해외 이용 포인트가 높다. 국내에서 이용금액의 1%로 쌓아주는 포인트를 각각 최대 1.5%, 2%로 높여 적립해준다.

 ‘해외직구 대목’을 겨냥한 이벤트도 풍성하다. 이달 31일 할로윈데이를 시작으로 북미권 최대 세일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28일), 온라인 위주 할인을 진행하는 사이버먼데이(12월 1일), 크리스마스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직구에 생소한 소비자들도 한번쯤 시도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현대카드를 쓰는 모든 소비자는 다음달 16일까지 직구 쇼핑몰 ‘이베이츠’에 가입해 미화 50달러 이상을 사면 15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다. 이벤트에 응모하면 배송비 10달러 할인쿠폰도 준다. 지난달 업계 최초로 해외직구에 가상카드번호 시스템을 도입한 KB국민카드는 이달 말까지 사전 응모 고객에게 최대 5만원 캐시백 이벤트를 한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는 아마존, 월마트, 익스피디아, 아고다, 호텔스닷컴 등 자체 선정한 20개 쇼핑몰에서 결제하면 최대 5%(3만원)까지 청구할인을 해 준다. 이벤트 기간 동안 1회 배송비 3000원도 깎을 수 있다. 11월 9일까지 아멕스 브랜드로 발급된 삼성카드로 건강제품 쇼핑몰 아이허브에서 1번에 미화 80달러 이상을 사면 선착순 4000건까지 1만원이 청구 할인된다.

 해외직구 규모는 2010년부터 크게 느는 추세다.(그래픽 참조)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돌파한 해외직구 금액은 올 상반기에만 753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5% 증가했다.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2010년 3482개던 해외직구 품목이 지난해 4679개로 1215개 늘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민간소비 대비 해외 직구 금액이 0.2%수준으로 아직 적지만 향후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람들이 직구로 사는 물건의 평균 금액은 10만4000원이다. 신발과 의류, 건강식품 등이 많았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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