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대범죄, 누구 책임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학생들의 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는것은 오늘날 우리사회가 안고있는 중대한 병리현상의 하나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국의 최근 통계를 보면 전체범죄의 10·5%가 청소년범죄이고 그중 4분의l이상을 학생범죄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움의 도상에 있는 중·고생들의 범죄가 격증하고 있고특히 연소화·흉학화하고 있음은 분명 심각한 일이다.
그러나 이에대한 치안당국의 대응이 처벌위주로 흐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우리는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청소년들의 법죄를 성인들의 범죄와 같은 차원에서 다룬다는 것은 문제을 해결한다기 보다 도리어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경찰로서는 학생법죄가 매우 다루기 까다롭고 짜증나는 일이라 짐작된다. 그러니까 사소한 일이라 여겨져도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모양이다.
구속이 적절한지의 여부는 검찰이나 법원이 할 일이고 한시바삐 중·고생이 관련된 사건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심리가 저변에 깔려있는 것같다.
경찰이 가벼운 중·고생범죄에도 영장을 신청하는 이유가 어디있건 그것은 경찰본연의 책무를 다하는 일이라 보기는 어렵다.
따지고 보면 학생범죄를 포함해서 청소년범죄는 결국 전체사회의 한 병리현상인 것이다.어른사회가 병들고 거기에 문제가 있기때문에 그것이 청소년범죄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을뿐이다.
학생들이 비행을 저지르는 동기란 매우 단순하다. 노려보았다, 건방지다, 용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로 칼부림까지 하는 것이다.
물론 저지른 행위가 사회안녕이나 치안에 중대한 위협을 주는 경우 그들이 학생의 신분이라해서 면책될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여기서 다같이 명심해야 할것은 형벌의 본뜻이 처벌보다는 예방에 있다는 점이다. 더우기 이들은 배움의 도상에 있는 학생들이 아닌가.
형사적으로 처벌받아야할 명백한 범죄라 할지라도 중·고생이란 특수한 처지를 한번쯤 배려하는 것이 경찰로서, 또는 한사람의 성인으로서 취해야할 당연한 자세일 것이다.
그런 배려는 못할망정 학교나 학부모와도 협의하지 않고 사소한 범죄에도 영장부터 신청하고보는 일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키워야할 일차적 책임은 가정에 있고 학교에 있다.
특히 가정의 역할은 중요하다.요즘 문제학생의 대부분은 돈은 있으나 도의가 없는 가정의 자녀들이다.
성장기 자녀들이 비뚤어긴 길에 들어서지 않도록 따뜻하게 보살피고 자신의 행위가 행여 자녀들에게 오염되지 않도록 자신의 주변을 깨끗이하는 일을 모든 학부모들은 게을리 하지 말아야한다.
학교 또한 공부못하는 학생에게도 즐거운 곳이 되도록 학교분위기를 인간화해야한다. 일반적으로 교내폭력이나 학생범죄는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에 의해 저질러진다. 학업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때문에 학교에서 배척받고 며시당하고 비난받으니까 그 앙가픔으로 비행으로 치닫게 되는 법이다.
문제는 심각하고 그 처방은 간단치가 않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에대한 대응이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교육은 학부모나 일선교사뿐 아니라 이 사회구성원 모두가 조금씩 나누어 져야한다는 사실이다. 경찰등 치안당국의 몫이 커야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가정, 학교, 사회가 삼이일체가 되어 유소년범죄에 대응할 때 비로소 이문제는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수 있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