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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의 경기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올해의 우리경제는 물가안정추세의 지속속에 완만한 경기회복이라는 당초의 예측대로 움직일 것이 확실해지고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세계경제동향과 국내경제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기회복지연으로 한국의 경제성장율은 당초 목표 7%보다 약간 낮은 6.5%에 머물 것이나 물가는 도매 9%, 소비자 9.5%로 모두 한자리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신장세의 둔화와 내수의 부진으로 성장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하반기에는 선진각국의 경기회복속도가 다소 빨라져서 국내경기동향도 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반기에 경기가 호전되리라는 것은 금년 세계공산품교역이 작년의 2%증가에서 4.5%로 높아지고 특히 하반기에는 연율 6.5%의 증가세를 나타내어 우리의 수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해외경기의 영향이 국내경기에 미치고 그에 가세하여 그 동안 숨을 죽여왔던 내수가 물가안정의 바탕위에서 다시 일어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다.
KDI는 국내외경제동향의 변화에 대응하고 가라앉아 있는 국내투자촉진을 위해 통화, 재정, 금리, 환율등 정책상의 조정이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건의하고 있다.
KDI가 건의한 정책수단의 조정이 어떤 것인지는 그 내용이 너무 막연하여 대책으로서의 뜻을 상실하고 있지만, 포괄적으로 보자면 탄력성 있는 정책변화를 추구하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의 금년도 경제운용기조는 안정기반을 계속 구축해가는 가운데, 착실한 성장을 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안정과 성장의 조화라는 어려운 일을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안정기반의 구축은 지금의 내외여건으로 보아 그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KDI도 국제원유가가 10%정도 내려가면 성장율은 좀 더 높아지고 국제수지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유가, 원자재가안정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 확실해지고있다.
19, 20일 이틀간 빈에서 특별회의를 마친 OPEC(석유수출국기구)석유상들은 현행 배럴당 34달러의 기준유가를 유지토록 생산량을 하루 2백만배럴씩 감산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주로 아프리카산유국의 원유에 대한 차등가격을 배럴당 3달러에서 50센트로 줄이기로 하여 그들의 원유가격인하를 추인하고있다.
OPEC가 감산을 결정했다해도 그것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뿐이며 기타 산유국은 증·감산을 자유자재로 할 수도 없고, 또 자국의 국제수지사정에 비추어 감산을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따라서 유가는 앞으로도 하향안정세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의 물가는 대내적인 경제환경의 추이에 달려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농수산물의 생산이 하반기물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며 정책변수로는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느냐가 또 하나의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이 두 요소가 물가안정에 기여한다면 국내투자를 자극하는 방안으로 추가적인 금리인하, 조세부담의 원화등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금리의 인하가 외자도입을 저해하므로 국제금리에 상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현재 악성단기채권을 열심히 상환하고 있는 것처럼 반드시 부정적인 측면만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올해 국제수지계획에 책정된 외화조달은 국내경제의 안정이라는 선행요건을 충족시켜 공공차관을 도입하는데 주력하면 될 것이다.
금리인하, 조세부담의 완화는 물가를 흔들지 않으면서 경기를 살리는 현실척인 정책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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