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비극은 전쟁문화의 일각… 도덕적 비난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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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보수논객 지만원씨가 "한국 전쟁 당시 노근리 비극은 허술하기 이를 데 없는 전쟁문화의 일각일 뿐, 이제 와서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노근리 사건은 1950년 7월 미군이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철도 쌍굴다리를 건너던 피난민 대열에 총격을 가해 민간인 2백여명이 사상한 사건이다.

지 씨는 2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6.25는 이랬다'라는 글을 통해 언론이 노근리 사건을 다루면서 미군을 무자비한 살인집단으로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근리 사건이 전쟁초기의 혼란 속에 수많은 미군이 희생 당하는 상황에서 저질러진 전쟁의 한 단면으로 설명했다.

그는 "미군은 한국전에서 5만6000여명의 생명을 잃었고, 11만500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면서 "양민을 죽였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양민을 가장한 게릴라, 북한에 의해 방패로 사용당하고 있는 양민들로부터 지극히 다급했던 미군이 얼마나 당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정황도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이 아니었다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킬링필드의 제물이 됐을 것"이라며 "노근리 비극은 이러한 큰 그림 속의 하나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도 월남전 당시 월남 관리의 허가를 받아 마을을 통째로 불바다로 만든 적이 있다며 "아마도 제가 1950년에 남의 나라에 가서 미군이 당했던 일을 당했다면 저 역시 통제 지역을 벗어난 민간인을 적으로 간주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을 무조건 두둔하자는 게 아니다"면서 "입장을 바꿔 '나같으면 어찌 했을까'를 먼저 물어봐야 객관성과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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