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 23연승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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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8월에 시작된 한국 바둑의 세계대회 우승행진이 23연승에서 끝났다. 단체전 연속 우승도 11연승에서 막을 내렸다.

무적을 자랑하던 한국 바둑이 일본에 덜미를 잡혔다. 이창호-이세돌의 막강 '투톱'과 유창혁9단이 각각 1승2패로 무너지고 쇠락하던 일본이 국제대회에서 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것은 희비와 충격이 엇갈리는 대이변이었다.

27일 오키나와(沖繩)에서 시작된 제2회 CSK배 바둑아시아대항전(총상금 4천만엔). 한국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10전10승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일본은 1승9패로 꼴찌를 했다.

올해 한국은 이세돌6단이 더욱 강해지고 신예 송태곤4단이 가세하면서 '드림팀'이라 할 만한 완벽한 팀을 만들었다. 한국의 국제대회 24연속 우승은 떼어논 당상으로 보였다.

27일의 1회전에서 대만과 맞붙은 한국은 조훈현9단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이겨 4대1로 승리했다. 이날 일본도 중국을 4대1로 꺾어 나란히 1승을 거뒀다.

28일의 2회전에서 일본 열도를 진동시킨 대이변이 일어났다. 한국이 일본에 1대4로 패배한 것이다. 이날 이창호9단과 이세돌6단은 하네 나오키(羽根直樹)9단과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에게 졌다.

그리고 29일의 3회전에서 한국의 李-李가 또다시 대만의 장쉬(張)8단과 왕리청(王立誠)9단에게 꺾이면서 한국은 대만에마저 2대3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일본은 중국을 3대2로 꺾어 3연승.

높이 올라가면 언젠가 내려오는 법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패배였다. 특히 철옹성이란 평가가 내려진 이창호-이세돌 투톱의 연패는 설명할 수 없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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