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도 제값 받기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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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세계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최대의 석유 수출국으로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를 얼마나 생산하고 또 값을 어떻게 매기느냐에 따라 윈 유 수급과 값이 달라진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정책의 실무책임자는「야마니」석유 상.「야마니」석유 상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상은 요즘 두 가지 문제를 놓고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첫 째는 산유국들이 79, 80년에 그랬던 것처럼 가격을 턱없이 올리고 그래서 석유 소비를 회복불능수준으로 떨어뜨리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다.
그는 공개연설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 심각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만약 우리들이 원유가격을 많이 올리면 서방 각 국은 대체에너지개발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하려고 든다면 그들은 해낼 것이다.
그렇게되면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게 되고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철은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석유의존체제가 가급적 오래 지속되는 것이 유리하며 그 사이산업을 다변화, 개발 시켜야 한다』는 것이「야마니」의 변.
「야마니」는 원유매장량이 적어 되도록 비싼 값을 받고싶어하는 다른 산유국들과 매장량이 풍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이해관계는 같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믿고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확인 매장량은 1천1백14억배럴, 원유추정 매장량은 1천7백80억 배럴에 달한다는 것이 아람코 (국영석유회사)의 분석인데「야마니」는 확인 매장량만 1천8백억 배럴을 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추정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갖고 있는 47개 유전 중 현재 채굴중인 것은 15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뒷받침한다.
「야마니」의 추정이 맞는다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2070년까지 퍼낼 수 있는 석유를 갖고있는 셈이다.
두 번째 문제는 어떻게 석유가격을 안정시키면서 현재의 산유량을 유지해 가는가 하는 것이다.
석유가격의 안정을 위해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6인 위원회(의장「야마니」석유 상)는 서방 (수입국) 의 인플레율과 통화가치변화에 연동시키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또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24개 서방주요공업국들의 모임) 각 국의 평균경제성장률에 따라 값을 올리는데 3개월 단위로 조정하자는 안이 나와있다.「야마니」석유상은 지난번 석유가격의 단일화에 성공한 이후 이러한 가격연동제를 재검토 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야마니」는 현재의 상황추세로 보아 오히려 국제석유 값은 하락 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다.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 상태를 총 결하면 이들 두 나라의 산유량은 현재의 2백50만 배럴에서 7백만 배럴로 급증할 전망이다.
왜냐하면 복구작업을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알제리·인도네시아 등도 감산을 하기엔 자금수요가 너무 많다.
따라서 남은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폭 감산하거나 유가폭락을 방치하는 것뿐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5개년 개발계획의 추진 등을 감안 할 때 하루 6백만 배럴 이하로 감산하기란 불가능하다.
사우디아라비아가 6백만 배럴 이하로 감산하지 않는 한 세계석유시장은 적어도 하루 3백50만 배럴의 잉여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사태는 석유가격을 현재의 배럴당 3O달러에서 25달러 선으로 급 낙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석유가격 인하가 세계경기의 자극, 인플레의 억제를 가져오고 그것은 서방의 정치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인플레의 안정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외 자산가치의 증가를 가져와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여러모로 득이 많아진다.<영 이코너미스트 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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