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타임즈」난파위기|쌓인적자 "감원"으로해소…노조와 맞서|신문재벌 「머도크」도 손들어 1년만에 "문닫아야 겠다"선언|1차로 100명감원 합의…앞으로 1주가 고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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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런던=장두성특파원】더 타임즈지가 신문기업가 「머도크」에게 넘어간지 한돌을 맞아 또다시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
「머도크」는 이 신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로 조판공인 5백63명의 노조원을 감원하고 새로운 인쇄기술을 도입한다는 조건을 노조와 합의했었다.
남은 2천6백명의 직원만 가지고 그는 더 타임즈지를 전통적인 지식층독자를 잃지않을 정도로 지면에 흥미거리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사진을 크게 쓰고, 때로 여인의 유방을 드러낸 삽화도 쓰고 선정적분위기를 풍기는 제목을 다는등 노신사같은 타임즈지로서는 혁명적인 지면 제작을 시도했다. 그러면서도 기사내용은 과거의 타임즈수준을 조심스럽게 유지해왔다.
그결과 신문부수는 많지는 않지만 한 해전의 29만부에서 30만부이상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연간매상액이 1억8천만달러인 더타임즈에서 흑자를 보겠다는 욕심으로 이신문과 선데이타임즈를 인수했던 「머도크」는 첫해 결산보고에서 오히려 2천7백만달러의 적자가 예상되자 『이러다간 빈혈로 죽겠다』면서 다시 6백명을 감원하려들었다.
그는 감원에 노조가 응하지 않을 경우 신문사를 닫아버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감원대상는 주로 사무직과 소수의 인쇄실공원들이다. 「머도크」는 현재의 사무직원수 6백71명은 경쟁지인 가디언지와 업저버지의 사무직원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는 이유를 들면서 자신의 요구가 무리한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직원들도 대거 이를 수긍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영국의 노조중에서 가장강력한 신문인쇄노조는 감원자수가 너무많고, 신문폐쇄라는 협박으로 감원을 요구하는 것은 「강도질」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면서 정면대결로 나서고있다.
자체분야의 인사권까지 장악하고있는 신문인쇄노조들은 이런 구체적반대이유말고도 더타임즈노조가 그런 위협에 굴할경우 다른 신문의 사주들도 같은 방식으로 감원을 하려들어 일대 감원선풍이 불어닥칠것을 우려하는것 같다.
「머도크」는 지난19일까지 감원에 합의하지않을경우 문을 닫겠다던 시한이 지나자 협상을 파기하고 우선 사무직 2백10명에 감원통고를 했다.
노조측은 처음 이를 거부했으나 인쇄노조가 23일 태도를 누그려 뜨려 1백명의 인쇄공 해고에 동의했다. 「머도크」는 사내직종별 노조단체들과의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있다며 2백10명의 사무직원들에 대한 해고통지서를 철회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머도크」가 영국사회의 전통으로 굳어져있는 이대신문을 정말 폐쇄해버릴 것인지 앞으로 한주일이 고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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