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납 받아주고 연 4%대 금리…달러보험 잘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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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선에서 오락가락하자 달러보험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달러보험은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달러로 보험금을 받는 생명보험 상품. 국내에서 주로 팔리는 달러보험은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만기 뒤 매월 또는 매년 연금식으로 보험금을 받는 일시납형 연금보험 상품이다.

2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월 100억원 미만까지 떨어졌던 달러보험 판매액(납입 보험료)이 지난 3월 330억원, 4월 461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500억원 이상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말 이후 급속히 떨어지던 달러 값이 최근 안정되면서 환차손에 대한 우려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달러보험은 7~10년인 만기 동안 연 4% 이상의 비교적 높은 금리를 확정금리로 보장한다. AIG.ING.메트라이프.알리안츠생명 등은 현재 10년 만기 상품에 대해 연 4.3% 안팎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연 4% 초반인 국내 은행의 특판예금 금리보다 높다.

달러 값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인식도 판매 증가의 주요 원인이다. 가입 때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일시납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앞으로 달러가치가 오를 경우 환차익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환율 변동 위험을 가입자가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게 달러보험의 약점이다. 만기 때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달러로 받는 원금과 이자를 원화로 바꾸면 그동안 낸 보험료보다 적을 수도 있다.

미국 금리가 상승할 경우 중도 해약 때 손실을 볼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보험사가 해약환급금을 돌려주기 위해 채권 등 자산을 팔 때 손실이 나면 그중 20%를 가입자가 부담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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