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받은 선동열 KIA 감독 구단 홈피에 장문의 글로 심경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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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신임을 받은 프로야구 선동열(53) KIA 감독이 구단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최근 자신을 향해 쏟아진 팬들의 비난에 대한 반성이 담긴 글이었다. 선 감독은 현재 심정을 전하면서 앞으로 2년 동안 팀 운영 계획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지난 3일 동안 재계약 소식으로 많은 팬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쳤다. 팬들이 실망하고, 질타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며 글을 시작한 선 감독은 "팬들의 가슴에 상처만 안겼지만, 구단은 나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줬다.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2012년 고향 팀의 지휘봉을 잡은 선 감독은 3년의 재임기간 동안 한 번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2년 연속 8위에 머물렀다. 당초 재계약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KIA는 지난 20일 선 감독과 2년 재계약(계약금 3억원·연봉 3억8000만원)을 했다.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동안 KIA의 부진으로 선 감독에게 등을 돌린 팬들이 많았고, 이들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그러자 선 감독이 직접 수습에 나선 것이다.

선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투수로 손꼽힌다. 선수로서 언제나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은퇴 후 지도자로서도 승승장구했다. 삼성 감독 시절에는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큰 기대와 환영 속에 고향 팀에 돌아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선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명예회복의 시간을 갖기를 소망한다.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참담함을 느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며 "선배들이 세웠던 야구명가의 혈통을 다시 세우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시즌 성적 부진시 사퇴도 불사한다는 마음가짐과 각오로 감독직을 수행해 반드시 달라진 KIA 타이거즈의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한다"고 했다.

김원 기자 rasp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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