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플] 소프트맥스 정영희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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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개성이 강한 게임개발자들의 주장을 일일이 귀담아듣고 서로 이해를 넓히려는 노력을 해 왔습니다. 갈등이 생길 때는 함께 동해안 바닷가를 찾아 터놓고 얘기하며 풀기도 했지요."

10년 전에 같이 회사를 설립했던 창업멤버 3명과 지금도 함께 일하고 있는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소프트맥스 정영희(39) 사장이 말하는 인화(人和)의 비결이다. 창업멤버들이 10년 가까이 같이 일하는 것은 전직이 잦은 벤처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책상 두어개를 놓고 밤을 새워 일하던 창업 당시의 초심(初心)을 영원히 간직할 것"이라면서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창립멤버들끼리 다투는 업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경영자의 역할을 '코디네이터'라고 정의했다.

鄭사장은 "여성이 갖는 특유의 부드러움이 임직원들의 갈등과 충돌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1993년 鄭사장과 조영기(30)개발이사, 최연규(30)개발실장, 전석환(29)그래픽팀장 등 4명은 "국산 컴퓨터게임을 만들어 10년 내에 게임의 본고장 일본을 따라잡고 역수출하자"는 의기로 뭉쳤다. 그 목표는 올해 달성됐다.

소프트맥스는 올 1월 3년여에 걸쳐 개발한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를 일본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6월께 일본의 게이머들에게 서비스될 예정이다. 계약금 1백만달러, 서비스로 인한 매출의 30%를 로열티로 받는 계약조건이다.

하지만 鄭사장은 "이제 출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완성도 높은, 한국의 문화를 세계인의 가슴에 심어줄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게임과 청소년들에게 역사와 문화를 느끼게 하고 감성을 일깨우는 게임으로 폭력성과 선정성을 압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고전 문학과 역사를 배경으로 개발한 게임으로는 '창세기전1.2.3'과 '템페스트''서풍의 광시곡' 등이 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게임 개발이 늦어져 적자였지만 올 1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섰다.

鄭사장은 올해 온라인레이싱게임 '드림체이서'와 PS용 게임 '마그나카르타'를 개발하고, 온라인커뮤니티 포리프(www.4leaf.co.kr)를 게임 포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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