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7승 "타자들 고마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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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호가 1회 말 위기 상황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알링턴 AP=연합]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200승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16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한 박찬호는 5이닝을 8피안타.4사사구.1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레인저스는 9-5로 이겼다. 최근 6연승으로 시즌 7승(1패)째를 챙겼고, 통산 101승이 됐다. 16일 현재 7승은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5위고,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공동 12위의 좋은 성적이다.

5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고 7-1로 앞선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박찬호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5이닝 1실점은 흠잡을 데 없는 성적이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1회 초부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 7타자를 상대하면서 40개의 공을 던졌다. 1실점으로 막은 게 다행이었다.

시즌 초에는 투심패스트볼로 상대를 압도했으나 최근에는 다소 부진하다. 통산 100승을 거둔 5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5이닝 6실점, 11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서 4와3분의2이닝 5실점으로 4점대의 평균자책점(방어율)도 5점대로 뛰어올랐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결정구를 던지지 못하고 도망가는 피칭을 한다.

16일에도 이닝마다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냈다. 병살타를 유도해 실점은 막았지만 5회까지 114개(스트라이크 71개)의 공을 던졌다. 이닝당 22개가 넘는다. 다행인 것은 박찬호가 나올 때마다 레인저스 타선이 폭발한다는 점이다. 박찬호 등판 때 레인저스는 평균 8.43점을 뽑았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이날도 1회 말 5점을 뽑아 박찬호의 짐을 덜어줬다.

경기 후 박찬호는 "땅볼을 유도했는데 안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낮게 던지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벅 쇼월터 레인저스 감독도 "오렐 허샤이저 투수코치가 '박찬호가 결정적일 때 던져야 할 공을 던지고 있다'고 해 5회까지 믿고 맡겼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22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시즌 8승에 도전한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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