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는 지나치게 분배지향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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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귀빈식당에서 열린 코리아리더스포럼에서 재정경제부 김석동 차관보(오른쪽)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지나치게 분배지향적인 현 정부의 철학에 문제가 있다."(나성린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과연 부동산 문제가 지금 한국 경제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귀빈식당에서 열린 제17회 코리아리더스포럼.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이 날 포럼에서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의 주제발표가 끝나자마자 토론 참가자들이 경제정책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 이어졌다. 포럼의 주제는 '한국 경제 좋아지고 있나'였다.

김 차관보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민소득 2만달러 이상인 선진국들과 우리의 경우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국민소득 1만 달러에서 2만달러로 가는 동안 선진국들의 평균 경제성장률은3.3%. 우리가 처음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섰던 1995년부터 2003년까지 경제성장률이 4.5%이므로 현재 상황이 크게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3.8%인 물가 상승률 역시 이들 선진국 평균(5.5%)보다 나은 수준이며 다만 임금상승률.설비투자율 등에선 다소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양대 나성린 교수는 "20여년 전 2만달러 시대를 연 선진국들보다 현재 우리의 경쟁국인 대만.싱가폴 등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나 교수는 "행정수도 이전을 강행하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 정부는 너무 분배지향적"이라며 "국정운영 역량을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산업 육성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도 "정부의 고급 경제 인력들이 부동산 문제에만 매달리는 것은 낭비"라며 "쉽게 해결할 수 없다면 (시장 논리에 맞게) 그냥 놔두는 것도 하나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기자 <phil9@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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