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한·미 정상회담] 럼즈펠드 예상 밖 배석에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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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이 11일 새벽(한국시간) 한.미 정상회담장인 백악관 오벌오피스에 들어서며 배석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워싱턴=연합]

1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당초 배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던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참석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현장의 취재기자들은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럼즈펠드 장관의 참석이 회담 분위기에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럼즈펠드 장관이 당초 유럽.아시아 여행 일정 때문에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봤으나 일찍 귀국해 배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거기다 우리 측 수행원인 합참의장이 배석하기 때문에 의전을 맞추기 위해 럼즈펠드가 당연히 배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워싱턴 도착 직전 미 국방부는 최근 일부 한국 언론에서 보도된 한.미 동맹 불화설을 부인하는 대변인 논평을 냈다. 국방부가 한국 언론 보도에 공식 논평으로 대응한 것은 드문 일이다.

일부 한국 언론은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 담당 부차관보가 최근 한국 관리들을 만나'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도 있다''한국이 동맹을 바꿔달라면 그렇게 해주겠다'는 등 압박성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부정확한 추측성 보도'=그레그 힉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논평에서"한.미 고위 국방 관리들 간의'대외비적인'(confidential) 논의, 또는 이로부터 파생된 부정확하거나 추측성인 보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 동맹은 양국의 이해에 사활적이며, 양국은 더욱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동맹관계를 구축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미국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대한(對韓) 방위공약 준수와 한반도의 안보 및 안정, 강화된 한.미 동맹에 여전히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평은 '부정확하거나 추측성 보도'라는 표현으로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름을 시사했다.

또 '한.미 동맹은 양국 이해에 사활적''미국의 대한 방위공약 준수 의지'등을 강조해 롤리스 부차관보가 했다는 주한미군 철수 등의 발언이 미 국방부 정책과 동떨어진 것임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워싱턴=최훈 기자, 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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