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부산~북한~밀라노 철도 타는 꿈 키워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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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박근혜 대통령(앞줄 오른쪽 셋째)과 각국 정상들이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회의장에서 개회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7일 바티칸으로 이동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할 예정이다. [밀라노=박종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유라시아의 서쪽과 동쪽을 하나의 대륙으로 잇기 위해서는 고리가 끊어져 있는 북한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나가 된 한반도는 아시아와 유럽의 연계를 완성하는 탄탄한 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밀라노에서 개막된 제10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전체회의 선도(先導) 발언에서 “북한이 하루속히 핵을 버리고, 폐쇄된 문을 열어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삶을 윤택하게 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길로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럽·아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는 박 대통령의 외교·통일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저는 평소 철도를 타고 부산을 출발해 북한을 통과해서 유럽으로, 밀라노로 오는 꿈을 키워왔다”며 “그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날 아시아와 유럽의 연계성은 최종적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유라시아 복합교통물류 네트워크 심포지엄 개최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 사업(TEIN)의 확장 ▶문화·교육 연계를 위한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 회의 개최 등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이 제안한 3개 사업은 17일 ASEM 회의 의장성명에 채택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이날 박 대통령은 에볼라 바이러스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 지역 등에 보건 인력을 파견키로 결정했다. 박 대통령은 “3주 전 유엔 총회에서 범지구적 문제를 한 국가나 한 지역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파견할 보건 인력의 구성과 규모, 기간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와 각각 양자회담을 했다. 박 대통령은 리커창 총리와 회담에선 2차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연내 타결 협조를 당부했다.

밀라노=신용호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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