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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은 후엔 3분간 양치질을"|어린이들의 치아 관리는 어떻게 해야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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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치)는 음식물이 들어가는 관문. 이가 건강하지 않으면 음식물을 제대로 씹을 수 없어 소화·흡수에 장애를 주게되므로 신체의 건강을 기대할 수 없다. 방학 철은 이러한 치아에 문제를 갖고 있는 어린이들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좋은 시기.
치아의 단면을 보면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잇몸 바깥으로 나와 있는 딱딱한 부분인 치관의 바깥쪽은 에나멜 층으로 덮여 있고 그 속은 노르스름한 상아 질로 돼있으며 그 안쪽, 즉 중심부는 약간 비어있고 치수(잇속)라고 부르는 신경 및 혈관이 연결돼 있다.
이처럼 노출된 치아는 잇몸 속에 있는 치량(이뿌리)과 연결돼있으며 치근은 치근막이라는 강인한 결합조직에 의해 턱뼈와 결합돼 있다.
서울대 치대 치주 과장 최상묵 박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약40%는 충치를 갖고 있으며 약 40%는 풍치(치주병), 나머지 20%는 부정교합(아래 위 이가 잘 맞지 않음) 및 구강암 등 기타질환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충치>
충치는 대부분 어린이들에게 많은 질환. 어른의 충치는 어렸을 때 이미 생겼던 것이며 치아가 완성되는 25∼30세 이후에는 새로 충치가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최 박사는 설명했다.
우리의 입안에는 포도상구균·연쇄상구균등 40여 가지의 세균이 있다.
이 세균들은 특히 당분을 좋아해 당분을 먹어 치아에 찌꺼기가 붙어 있으면 치아표면에 있는 세균군(균태)들은 당질을 분해, 산화작용을 일으켜 치아의 에나멜 질을 녹여 충치가 진행된다.
사탕·과자·초콜릿·껌·밥·빵 등 당분은 특히 치아에 잘 달라붙어 세균 침착이 잘 되기 때문에 여러 층의 세균 막을 형성, 충치가 생긴다.
따라서 음식을 먹은 후 3분 이내에 잇 솔질을 해서 당분과 균태를 닦아내는 게 충치를 막는 지름길.
최 박사는 당분이외의 음식이라도 잇 사이에 끼여 부패하면 충치를 일으키지만 당분만큼은 심각하지 않으며 과일·야채 등은 치아표면을 씻어주기 때문에 이를 닦은 후 먹어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충치에 걸려도 초기에는 치아표면의 가운데가 까뭇까뭇해질 뿐 별 증세가 없으나 어느 정도 진행되면 더운 것·찬 것을 못 먹고 통증을 느낀다. 통증을 느끼기 전에 치료하면 비교적 간단히 치료되나 구멍이 뚫어지면 충치부분의 잇속을 부분적으로 제거하고 치아 대용품으로 때워 넣어야만 한다.
최 박사는 최근 들어서는 영구치의 경우 거의 이를 빼지 않고도 충전(충전)치료만으로 충치를 치료한다고 말했다.
젖니는 치아의 질이 나쁘기 때문에 이의 전체가 침식당하기 쉽고 영구치에 비해 충치의 진행속도가 빨라 이를 갈기 전 어린이의 충치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풍치(치주병).>
풍치는 30대 후반 이후의 어른들에게 주로 발생하는데 일반의 무관심 때문에 최근 들어 치아의 주요질환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최 박사는 강조했다.
최 박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되는 우리나라 국민의 약 80%가 풍치를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풍치는 증세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자각 증세가 없어 대부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
풍치는 치아에 당질 등 음식물이 끼여 세균이 번식, 세균이 내어놓는 독성에 의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처음에는 양치질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오고 잇몸이 부으며 진행되면 잇몸이 무르고 이가 흔들려 빠진다. ·
가벼운 풍치는 올바른 잇솔질·잇몸 마사지 등으로 치료된다. 1년에 1∼2회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떼어내는 것도 풍치를 예방·치료하는 방법이 된다.
풍치가 심해지면 치은 소파술·치은판막술 등으로 잇몸의 염증조직을 긁어내는 수술을 시행한다.
풍치는 모르고 있다가 50대 이상 중·노년이후에 나타나는 수가 있으므로 평소에 관심을 기울여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부정교합
어린 시절 젖니를 제대로 갈지 못하면 영구치가 고르지 못하고 솟아난다.
대한치과 교정학회 명예회장 김일봉 박사는 부정교합은 약 23세 전후까지 교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0∼3세까지는 치열준비단계, 3∼6세는 유치의 전성시기, 6∼12세를 영구치로의 교환시기로 보고, 이때 부모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부정교합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유치를 가장 많이 갈기 시작하는 8∼9세 사이가「예방교정」시기로 이때 치열이 고르게 되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
유치는 영구치가 제자리에 나오도록 유도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충치가 있으면 영구치가 나올 자리가 잡히지 않아 이가 비뚤게 나온다. 따라서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함은 물론 유치가 자연적으로 제때에 빠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유치가 심하게 흔들릴 때는 집에서 조심해 뽑아 주어도 괜찮다고 김 박사는 말했다.
김 박사는 최근 들어 과자·사탕류 등 부드러운 음식의 보급으로 무우뿌리 등 거친 음식을 먹던 옛날에 비해 충치가 크게 늘고 있으나 관심부족으로 충치를 예방하지 못해 영구치가 잘못 나오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부정교합은 13세 전후에 1차 치료교정을 해주는 것이 좋고, 20세 전까지 교정이 비교적 쉽게된다. 김 박사는 유아들의 손가락이나 고무 젖꼭지를 빠는 습관도 부정교합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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