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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새벽 … 기업도 뛰기 시작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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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현대백화점에서 이벤트를 담당하는 판매기획팀은 9일 팀원 10명 중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이날 새벽 우리 축구대표팀의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뒤 곧바로 전 점포에 독일국기 등 게시물을 달고, 축구 유니폼을 준비하는 등 월드컵 마케팅에 동원됐기 때문이다. 또 수도권 7개 점포에서 10일 시작할 '간다 2006 독일로'라는 경품행사 준비 담당직원 3명은 축구경기가 끝나자마자 회사로 직행했다. 경품 응모자 중 10명을 뽑아 2장씩 독일 월드컵 예선경기와 독일 지역 여행권(6박7일)을 주는 이벤트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면서 유통업계와 기업들이 덩달아 바빠졌다. 월드컵(2006년 6월 9일 개막)까지 꼭 1년 남은 9일 월드컵 본선 6회 연속 진출을 확정한 쾌거는 기업의 마케팅 측면에서도 천금 같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유통업체의 월드컵 마케팅은 경품.사은품.할인.경매 행사 등 다양하다. 상품 할인행사는 대부분 독일 제품이나 축구 관련 제품에 맞춰졌다. 인터파크가 축구 관련 용품 최고 60% 할인을 표방했고, 박지성 선수의 번호를 넣은 축구 유니폼을 6만5000원에 내놨다. 6회 연속 진출을 기념해 6이라는 숫자를 이용한 마케팅도 벌인다. 그랜드백화점은 11일 경매행사를 하면서 경매 시작가를 6000원, 6만원에 맞췄다. 롯데백화점 본점 8층 침구매장인 '박홍근 매장'은 10~12일 선착순으로 구입자 6명에게 30%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추가 이벤트를 준비하는 곳도 많아 월드컵 마케팅은 비수기를 맞은 유통업체에 오랜만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도 9일 '독일월드컵 D-1년 맞이' 월드컵 마케팅에 본격 돌입했다. 1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축구 선수권대회와 15~29일 독일에서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컵(대륙간컵)대회의 공식 후원을 통해 월드컵 마케팅을 공식 가동한다. 현대차는 독일 월드컵 마케팅 활동의 홍보 효과가 2002 한.일 월드컵의 1.5배 수준인 9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LG전자는 각국 대표팀을 후원하고 독일 공항에 제품을 전시하는 등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 독일축구협회(DFB)와 독일 국가대표팀을 내년 말까지 2년간 공식 후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스.헝가리.러시아.이라크.남아공 대표팀도 공식 후원하고 있다.

한편 8일 북한을 누르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일본 업계는 월드컵 경제효과가 2500억 엔(약 2조3400억원) 이상일 것이라며 발빠른 계산법을 보여줬다. 이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3700억 엔(약 3조4600억원)보다는 다소 줄어든 것이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월드컵 본선 진출로 가전.여행.광고 업계가 특수를 누릴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양선희.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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