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녹화로 메우기 일쑤…생방송 특성 못살려『상쾌한 아침입니다』|내용은 새것, 필름은 전날 쓴 것을 재탕『MBC뉴스데스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KBS제2의『상쾌한 아침입니다』는 생활정보를 담은 생방송.
2시간 짜리 프로답게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있으나 생방송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난 8일의 경우『풍물삼천리』는 녹화만으로 메웠고 대담뉴스나 전화상담 등도 본질적으로 생동하는 현장감을 느끼기에는 거리가 먼 포맷들이었다.
또 군산화재사건보도도 계속중인 화재를 기동성 있는 취재에서가 아닌, 데스크에 넘어온 내용을 알리는 정도이니 즉시성이나 속보성을 느낄 수 없다.
스튜디오의 배경을 거리사진으로 장식하거나 거리의 소음을 깔아 생방송효과를 거두려는 기교보다는 휴대용 기자재를 활용한 임장취재로 이 프로를 꾸미는 일이 바른 자세일 것이다.
○…시청자가 편한 마음으로 쉽게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MBC뉴스데스크』의 뛰어난 전달기술인데 화면구성 등은 여기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다.
8일 밤의 뉴스항목에는 각 대학의 입학원서교부에 관한 속보가 있었는데 곁들인 화면은 전날에 방송했던 필름이었다.
흔히 영상에는 표현자의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그래서 연속된 화면에는 일관된 논리가 깔리고 또 전파매체가 지닌 무기녹성과 일과성이라는 전달상의 약점을 보완하는 큰 구실도 한다.
그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다른 뉴스를 보내면서 한번 써먹은 필름으로 때우는 것은 화면이 지닌 기능을 가볍게 본데 있는 것이다.
○…MBC의 매일연속극「사랑합시다』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①통속성=TV드라머는 예술이 아니다. 그러나 그 통속성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할「보편적인 모럴」이 있어야 한다. 대개의 미망인들은 어려움을 이겨 자식을 키우겠다는 소망으로 살아간다. 그러나『사랑합시다』에선 다른 아들을 셋이나 둔 유족한 40대의 여의사가 재혼을 하는 것이 보편적인 전통모럴에 합당한 것일까.
②일상적 리얼리티=TV드라머는 현실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비슷한 터울의 과부형수와 의붓자식들까지 합친 13명의 가족구성이 사실성이 있는가.
③생활습속=남자쪽 형수가 사돈네 총각들에게 큰엄마로 행세하고 다른 의붓자식끼리 허물을 터버리고 의붓아버지를 아저씨라 부르거나 의사라 하지만 의사끼리 말끝마다『닥터, 닥터…』라고 호칭하는 따위, 우리의 전통이나 생활습속과는 동떨어지지 않는가.
④인식빈곤=대학생답지 않은 치졸한 언동, 게다가 어설픈 부업놀음(심부름센터), 공부와는 담쌓고 유치한 말재간으로 대학생 구실을 해대는 작태에서 오늘의 대학생의 실상인식의 빈곤을 발견한다.
⑥색조와 분장=요란한 무늬의 커튼, 현란한 옷차림, 얼굴표정을 지겹게 하는 짙은 메이크업 등은 컬러화면의 색조원리를 가볍게 본 소치가 아닌가.
⑥대사=긴 대사, 어설픈 명구인용 등은 대사는 쉽고 짧아 바로 알아들을 수 있게 해야 된다는 기본을 잊은 탓이다.
TV가 현실의 거울이라 한다면 드라머는 인간사의 거울일 수 있다.
전통문화 유산에서 나온 신념으로 딱하게 살아가는 많은 미망인들이 이 드라머를 보며 지나온 험난한 인생살이에 허무를 느낀다면 참으로 면목이 없는 일이다.
TV메시지가 신중해야될 필요성을 또 한번 절감케 한다. 신규호<방송평론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