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리 블레어 영국 총리 부인 주미 한국대사관 전격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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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부인 셰리 블레어 여사가 7일(현지시간) 주미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홍석현 대사와 환담했다.

대사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블레어 여사는 홍 대사에게 "2012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로 (한국이) 런던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1949년 주미 대사관이 개관한 이래 외국 국가원수의 부인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블레어 여사 측은 6일 저녁 대사관 측에 전화로 면담을 요청한 뒤 7일 오전 10시쯤 경호원 3명을 대동하고 다목적 레저차량(SUV)편으로 홍 대사를 찾아와 약 35분간 환담했다.

블레어 여사는 홍 대사에게 "2004년 12월 노무현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권양숙 여사에게서 선물 받은 귀걸이를 아직도 하고다닌다"며 "하루만 더 있으면 (노 대통령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하는)권 여사를 만날 텐데 오늘 귀국하는 바람에 못 보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 여름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위해 다음달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런던에 투표해달라"고 요청했다. 런던은 2012년 올림픽 유치를 놓고 파리.뉴욕.마드리드 등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는 "IOC 총회에 즈음해 싱가포르를 직접 찾아 런던을 응원(cheer up)할 계획"이라며 "1차 투표에선 파리가 1등을 할지 모르지만 최종 투표에선 런던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여사는 홍 대사에게 "딸이 있느냐"고 물은 뒤 "나는 아들 셋에 딸 하나를 두고 있는데, 만약 딸을 낳지 않았더라면 매일 (남편과 아들들로부터) 축구 얘기만 듣고 살 뻔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대사관 측은 한국 떡과 차를 준비해 블레어 여사를 대접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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