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울적…집안살림 돌보기싫어|좀 무리해서라도 가족여행 해보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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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35세된 주부입니다. 친구들이 말하기를 저는 아직도 유치하고 센티멘틀하며 감정이 흘러넘친다고들 하거든요.
매년 연말이 되면 견딜수 없이 울적하고 고독하며 초조해집니다.
더군다나 크리스머스캐럴이라도 울려퍼지고 연하장이 날아들고 할 무렵이면 걷잡을수 없는 마음이 되기도하는데요. 금년은 그 증세가 심해진것 같습니다. 물론 집안살림도 돌보기가 싫고, 가족들에게 괜히 짜증이 날뿐아니라 혼자서 어디론가 살짝 떠나버릴 궁리를 하고있는자신을 보니, 끔찍한 생각이 들기도하군요. 혼자서 어디론가 슬쩍 떠나버린다는 표현을 했지만요, 실은 전혀 막연한 것도 아니거든요. 생각나는 상대가 있음을 말 안할수도없군요.
제가 사는 이 조그마한 도시에서는 어쩔수도 없으니 어디론가 단 2, 3일만이라도 갔다오자고 유혹하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글쎄요. 남자친구라고 하기도 쓱스럽고, 부끄럽고, 언젠가 우연히 알게 된 제 또래의 남자인데요. 그쪽은 아직 독신이고 게다가『부담없이 인간적으로』라는 말을 덧붙이고, 자연스럽게 접근해 왔었어요.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견딜만한 자신이 제겐 없는것 같아요. 뭐라고 거절할 수도 없고 내심으론 응하고 싶으니 어쩔까요?
【답】우선 좀 무리를 해서라도 가족과 동반해서 크리스머스 전후나 연말연시에 여행을 해보십시오.
그렇게 하기가 싫으면 혼자서 일단 집을 떠나 고향이라든가 친척 집이 있는곳 아니면 친구가 살고있는 딴고장엘 여행해보십시오.
그렇게도 안되면 자기집에 손님을 초대해서 유쾌한 하루를 만들어 보시든가, 아니면 상대편(남편)이나 주위에 있는 어느 선배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도움말」을 청해보십시오. 박현령<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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