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연말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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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정부가 신정단일과세를 추진하기 위해 자금방출, 특별귀성열차배치및 할인제첫실시등 각종행정지원을 펴고있으나 신정을 9일앞둔 23일현재 신정분위기가 냉랭한채 별다른 호응 기미가 보이지않고 있다. 특히 여성근로자가 많은 구로공단등은 업주들의 신정휴가제 실시및 귀향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정때 귀향할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따라 서울역등 4개역과 강남터미널 예매창구도 한산한 실정. 서울시내 일부백화점을 제외한 각백화점과 동대문시장등 상인들은 매상이 작년의 절반수준에서 맴돌고있어 신정분위기를 느낄수 없다며 크리스머스 이후의 경기에 기대를 걸기도했다.

<구로공단>
서울 구로공단 대부분의 입주업체는 예년과 다름없이 신정과 구정에 각각 3∼4일씩의 2중휴가계획을 세우고있다.
협진양행의 경우 지난해에는 신정에 2일, 구정에 5일동안의 휴가와 2백%의 보너스를 주었으며 올해도 이같은 수준의 휴가와 보너스를 줄계획이다.
이회사 총무과장 소덕영씨(38)는 『정부의 방침때문에 신정휴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전체종업원의 80%가 구정에 귀향하기 때문에 보너스 지급시기·휴가기간등을 구정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
백화점 경기는 지난해보다 30∼40% 매상고가 올라 다소 활기를 되찾고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2일 하룻동안 6억여원의 매상고를 기록, 지난해 같은날의 4억여원 보다 30%가량 매장이 늘었다.
그러나 고객들의 대부분이 귀향근로자가 아닌 회사원·공무원 가족들로 구입품목도 비누세트·타월세트·양말세트등 3천∼7천원선의 생활필수품을 많이찾아 매상고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이 생활필수품이 많이 팔리는 것은 알뜰가계의 생리작용으로 사치품 보다는 생활에 필요한것을 많이 찾는데다 일반기업체에서도 종업원에게 줄 선물용으로 적은 액수의 물품을 다량 구입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백화점측은 말했다.

<시장>
동대문종합시장 전민언영업과장은『올해 전반적인 경기침체 탓인지 매장이 지난해 연말의 절반정도 밖에 안되고 귀성선물을 찾는 손님은 거의 없다』며 대부분의 입주상인이 원단과 반제품등을 취급하므로 선물용 상품의 매기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동대문시장 의류상회 미림사 주인 이영순씨(42·여)는 이달 중순쯤부터 연말경기를 노리는 지방상인이 크게 늘었으나 귀성선물용 상품을 찾는 손님은 거의없고 대부분이 겨울의류를 소매하는 상인들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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