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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In&Out 레저] 2005 일본 아이치 엑스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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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상태의 매머드, 악기를 연주하는 로봇, 무인 하이브리드 버스….

'2005 아이치(愛知) 엑스포'에서 만날 수 있는 풍성한 볼거리다. 21세기 첫 엑스포(EXPO)인 아이치 엑스포가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9월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엑스포의 주제는 '자연의 예지(Nature's Wisdom)'. 숲과 호수로 이뤄진 공원에 전시관을 짓고, 재활용이 가능한 자재로 행사장을 꾸며 '자연과의 공존'을 강조했다. 이른바 '경제 올림픽'이라 통하는 엑스포인 만큼 미래형 자동차와 로봇 등 첨단 기술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연과 미래의 공존=행사장 중앙에는 길이 150m, 높이 12m의 '바이오 렁(Bio-Lung)'이 자리잡고 있다. 꽃과 녹색식물 8만 개로 외벽을 감싸 행사장에 신선한 산소를 제공하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화려한 새옷을 갈아입는다. 바이오 렁과 연결된 엑스포 주제관 '글로벌 하우스'에는 1만8000년 전 멸종된 매머드가 전시돼 있다. 러시아 시베리아 얼음 속에서 발굴한 매머드를 원형 그대로 가져와 관람객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전달한다.

이동 수단도 주제에 맞게 환경친화형 미래 자동차들을 사용한다. 인근 지하철역과 행사장은 공해를 줄인 자기부상 열차 '리니모'를 통해 연결되며, 50만 평 규모의 행사장은 배기가스가 없는 무인 주행 하이브리드 버스가 순환한다. 행사장은 엑스포가 끝난 뒤 다시 공원으로 사용된다.

첨단 미래 기술=안내소에 들어가면 사람과 닮은 도우미 로봇이 "곤니치와"라고 인사한다.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건네자 바로 "안녕하십니까"라며 한국어로 대답한다.

행사장 북쪽에 위치한 기업관에서는 일본 간판 기업들의 첨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도요타관에서는 사람을 태운 채로 두 발로 걷고 자동차로 변신해 움직일 수도 있는 신형 로봇 이동 수단인 '아이 푸트(i-foot)'를 선보인다. 트럼펫을 입에 문 로봇들이 펼치는 화려한 연주가 탄성을 자아낸다.

미쓰이.도시바관에서는 입체 스캐너로 관람객의 얼굴을 훑어 컴퓨터 그래픽을 만들고, 이를 영상물에 출연시켜 관람객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건물 외벽을 깎아 폭포를 만든 전시장이 독특한 히타치관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 동물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미쓰비시관에서는 달이 없는 경우를 가정한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며, JR도카이관에는 시속 581㎞로 달리는 미래열차를 가상체험할 수 있다.

한국관 인기=6개 대륙별로 나뉜 '글로벌 코몬즈'에서는 121개국의 전통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미국.중국과 함께 참가국 가운데 가장 큰 규모(1620㎡)로 개관한 한국관은 첫날부터 1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관은 '생명의 빛'을 주제로 전시관, 영상관, 기획전시실, 문화홍보코너 등 4개 전시실로 구성했다. 특히 '자연과 인간의 대화합'을 강조한 3차원 입체 애니메이션 '트리로보'는 관람객들의 격찬이 이어졌다. 한류 열풍의 주인공인 배용준. 최지우 등의 사진과 기념물이 있는 기획전시실도 일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앞두고 있는 중국관은 거대한 벽화 조각을 통해 중국의 고대 문명을 설명하고, 한(漢).당(唐) 등 웅장했던 고대 제국을 소개했다. 미국관에서는 천둥과 번개의 생성과정을 동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독일관에서는 미니기차를 타고 독일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고, 네덜란드관에서는 바닥에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자국의 문화를 설명한다. 360도 대형 스크린으로 사막의 장관을 보여주는 사우디아라비아관, 줄타기를 즐길 수 있는 중남미관, 100여 명의 건축 전문가가 만든 불교사원을 선보인 네팔관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찾아가기=인천국제공항과 나고야 인근 주부국제공항을 잇는 직항편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지난 2월 문을 연 주부공항에서는 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대와 일본 전통 여인숙 거리를 본따 만든 상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나고야 역에서 히가시야마센(지하철)이나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행사장이 넓고 각종 이벤트가 이어지기 때문에 하루에 둘러보기에는 빠듯한 편. 6개월간의 행사 기간 중 한국인 관광객에게 일본 입국비자가 면제된다. 엑스포 관련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http://www.expo2005.or.jp)나 일본 국제관광진흥기구 서울 사무소(www.jnto.go.jp/kor, 02-732-7525)에서 얻을 수 있다.

나고야=손해용 기자

엑스포가 열리는 나고야는

엑스포가 열리는 나고야는 도요타 자동차 본사가 위치한 일본의 대표적인 산업도시다. 미쓰비시 중공업을 비롯해 샤프.산요.아사히 맥주 등의 공장이 있다. 오다 노부나가.도요토미 히데요시.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고향으로 역사적 흔적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1612년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가 만든 나고야성이 대표적인 유적. 나고야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천수각 전망대에 올라서면 시내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460년 전에 축조된 이누야마성과 메이지시대의 문화재를 보존해 놓은 메이지무라가 나고야 인근에 있다. 세계 각국의 생활과 문화를 인형으로 복원한 '리틀 월드'도 흥미롭다.

엑스포 행사장 주변에는 일본의 명품 도자기 업체인 '노리다케'가 있다. 노리다케 박물관에서 도자기 제조 공정을 볼 수 있고, 직접 그린 도자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100년간의 자동차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도요타 박물관도 볼거리. 나고야에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긴파소'에서는 바다를 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나고야 시내 사카에 지역은 명동이나 강남과 같은 번화가로 대형 백화점과 고층 빌딩, 지하상가가 있어 기념품을 사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나고야는 일본 중부에 위치한 덕에 다양한 조리법이 어우러지면서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우리나라의 칼국수처럼 넓적하고 얇은 면발을 사용한 나고야식 우동 '기시멘'은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한다. 아이치현의 특산품인 붉은 된장(아카미소)으로 만든 미소니코미 우동도 걸쭉하다. 새우튀김을 탁구공 만한 주먹밥에 넣은 '덴무스'는 일본 전역으로 전파된 나고야의 대표 요리다. 간장 소스를 끼얹은 닭날개 튀김 '데바사키', 닭고기와 야채 등을 순은 냄비에 담가 끓여먹는 '나고야 코친' 등 닭요리도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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