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저질탄사건 맡았던 특수부는 "초상집"|부하검사들, 상사전보되자 안절부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고시8회 출신의 정치근검찰총장 임명소식이 전해지자 법원쪽에서는 엄청난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검찰의 세대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표정들.
한 법원간부는 정총장이 50세로 법조계 수뇌부는 앞으로 「40대 검찰에 50대법원」이 확실시돼 검찰이 소추한 사건을 법원이 판결하는 업무성질상 당연한 추세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고시8회로 정총장과 동기인 어느 간부는 『총장자리는 하나밖에 없는데 동기생이라는 이유로 유능한 인재가 모두 물러난다면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하고 「고시8회 단명론」은 찬성할수 없다고했다.
또 법원에는 검찰에 비해 8회 이전의 간부들이 많이 남아 있어 혹시나 법원쪽도 갑작스런 세대교체가 있을 것이 아니냐며 궁금해하기도.

<"부조이척결 영향가늠 곤란">
○…저질연탄사건을 맡았던 서울지검 김유후 제3차장과 특수1부 임상현부장이 사건후유증의 책임을 지고 부산지검과 서울고검으로 전보되자 서울지검 특수부는 초상집처럼 침울한 분위기.
특수부의 평검사들은 마치 강사의 문책인사에 자신들이 가일수한것 같은 기분이라며 검찰의 고유기능인 부조리 척결과 그결과가 국가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가 앞으로는 더욱 어렵게됐다고 걱정들.

<작게보도될까봐 앞당겨발표>
○…치안본부는 지난14일 대구금복주 사장집 폭발물사건 범인3명중 2명이 서울·인천에서 붙잡혀 대구로 압송중인 시간에 이를 서둘러 매스컴에 발표토록 지시하는 바람에 현지 경찰이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는 후문.
치안본부가 범인검거사실을 서둘러 발표토록 한것은 다음날인 15일 열린 비중 높은 정부행사가 사건기사 때문에 작게 보도될것을 우려한 관계자들의 세심한 배려(?)때문이라는 소문.
현지 수사본부는 이바람에 석간신문이 만들어져 이미 길거리에서 팔리기 시작한후 이를 매스컴에 알려주느라 부산을 떨었으며, 자수한 행동책 김일출마저 경찰이 검거한 것처럼 발표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누락된 것 없나 훌어본것뿐">
○…구본석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6일상오 간부회의를 마치자마자 국회의 출격요구도 없는데 국회로 직행, 점심시간이 지난 하오l시까지 머무르는 바람에 교위 관계직원들을 한때 어리둥절케했다.
교위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최근 윤상군사건과 관련, 국회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아 일선문교행정에 관한 보충자료라도 내러 간것이 아닌가 생각했으나 구교육감이 정작 들른 곳은 엉뚱하게도 국회속기록 보관실이란 것을 알고 또다시 의아해했다.
구교육감은 이 속기록에서 이번 국회회기동안 의원들의 질의내용과 문교장관의 답변등을 일일이 발췌, 앞으로의 행정에 참고하겠다며 손수 노트.
이를 지켜보던 국회속기록 담당자는 속기록은 원래 대의유출이 안되지만 구교육감의 열성에 감복, 내용을 복사해 전달해주기로 했다는것.
구교육감은 「상위나 본회의 진행과정에서 메모를 해둔것이 있기는 하지만 혹시 빠뜨린것이라도 없나해서 한번 훑어본것뿐』이라고 했다.

<"미풍양속 위축돼선 안된다">
○…박영수서울시장은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연말연시를 맞아 공무원들이 민원인이나 업자들로부터 선물을 받아서는 안되지만 서정쇄신에 너무 얽매여 조그마한 선물을 들고 일가친척이나 친지들을 찾아가는 것조차 주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
박시장은 『「서정쇄신」때문에 우리의 미풍양속이 위축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공무원이 선물을 들고 상사에게 찾아가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지만 사과 1상자나 정종 l, 2병정도를 들고 일가 친척이나 친지를 찾아보는 것은 미덕』이라고 설명.

<휴강·휴교사태 안겪어 다행>
○…문교부는 올해 각대학들이 학원소요에 의한 휴강이나 휴교사태를 겪지않고 수업일수를 채운데 대해 지극히 만족하다는 표정.
문교부당국자는『예년의 경우 일부 학생들의 과격한 행동때문에 연평균 10여일씩 학교가 문을 닫는등 불행한 국면을 맞았었으나 올해는 단하루도 휴강이나 휴교를 한 대학도 없이 정상수업을 계속하는 기록을 세웠다』면서 『이는 학생들이 국가의 현실을 직시, 학업에만 충실하고 있기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반문.
또다른 한 관계자는 『졸업정원제실시에 따라 면학분위기가 대학가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요즘학생들사이엔 감점보다도 이성과 실리를 앞세우는 풍토가 조성되어가고 있음이 분명한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자랑과 다른 장학금지급실태>
○…서울대의 올해 장학금 지급총액이 40여억원에 이르고 수혜율이 58·1%라고 학교당국자들은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나 학생 l인당 평균 수혜액은 14만원(대학)∼23만원(대학원)밖에 안돼 30만원이 넘는 등록금의 절반수준.
더구나 이가운데 나중에 전액을 갚아야하는 대여장학금도 6억원이나 포함돼있어 이를 빼면 그 비율과 평균수혜액은 더욱 줄어드는 셈. 이처럼 평균수혜액이 적은 것은 대부분의 장학금이 수업료면제·기성회비면제등 소액장학금으로서 될수록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도록 배려했기 때문.
서울대는 이를 시정하기위해 내년부터는 장학금수혜율을 20%정도로 낮추고 지급액을 현실화하려했으나 학생들의 반발을 우려, 종전대로 실시할 방침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