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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스포츠 감독·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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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쓰라림 속에 숙명적인 영욕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감독과 코치들. 이들의 월급도 스포츠의 인기도에 따라 비례한다. 많게는 80만원에서 적게는 7만∼8만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축구·야구·배구·농구등의 인기종목의 몇몇 스타감독들은 푸짐한 월급과 명예를 누리며 각광을 받지만 비인기종목을 포함한 대부분의 일선 감독·코치들은 생계를 근심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한국스포츠계의 현실이다.
가장 많은 70만∼80만원의 월급을 받고있는 감독·코치들은 축구·야구·농구·배구등 인기종목의 스타감독들.

<비인기는 서러워>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어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가 되고 있는 축구는 원로 지도자인 포항제철의 한홍기 감독 (61) 과 대우의 장운수 감독이 80만원선으로 으뜸이다.
한양대 최은택 감독과 올해 신설된 인천대의 임창수 감독이 60만원선이고 기타 축구지도자들은 30만∼50만원선.
국가대표팀의 김정남 코치는 소속팀인 고려대로부터 공식급료는 없으나 축구협회로부터 대표팀코치수당으로 월65만원을 받는 이외에 체육회가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각종목 감독·코치에게 주는 30만원을 포함하면 95만원이 된다.
대표팀의 김호곤 트레이너는 축구협회로부터 52만원의 수당을 지급 받고 있다.
최근 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야구는 올해 코리언시리즈에서 우승으로 이끈 박영길 롯데감독이 80만원선으로 가장 많다. 박감독은 80만원정도의 월급외에 연4백%의 보너스와 우승때 주어지는 1백%의 격려금도 받아 가장 후한 대우를 받고있는 셈이다.
대학과 고교에서는 이재환 연세대감독, 배성서 동국대감독, 천안북일고 김영덕 감독, 충암고 한동화 감독등이 연4백%의 보너스에 70만∼80만원의 급료를 받고 있다. 은행의 김충 상은감독은 체육수당 7만원과 보너스등을 월급으로 환산할 경우 75만원선이다.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구기종목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던 배구는 현대의 전호관감독, 미도파의 이창호감독, 호남정유의 표공일 감독등이 부장대우를 받고있다.
삼성과 현대 태평양화학과 한국화장품등 대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농구는 이인표 삼성감독·방렬 현대감독·신동파 태평양화학감독·손정웅 한국화장품감독·정주현 코오롱부장겸 감독등이 50만∼70만원의 톱클라스 월급. 이들은 모두 회사의 과장 또는 부장대우를 받으며 연4백∼5백%의 보너스와 역시 우승할 때 1백%의 특별보너스가 주어지는 것은 야구·축구·배구와 같다.
국내에서는 큰 각광을 받고 있지 않지만 세계정상에 올라있는 탁구스타감독의 경우 야구·축구등 인기종목에 뒤지지 않는다.
박성인 제일모직감독· 유광규 동아건설감독등은 70만∼80만원의 월급에 과장 또는 부장대우를 받으며 연4백∼5백%의 보너스가 있다.
특히 지난4월 유고의 노비사드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여자가 준우승,남자는 9위를 차지했으나 북한을 물리친 이들 코칭스태프는 푸짐한 상여금을 받았다.
최원식 탁구회장은 박성인 총감독에게 5백만원, 유진규 남자감독과 이상국여자감독에게 각각 3백만원의 경기력 향상연구기금을 주었다. 이들 탁구지도자들도 각종 국내대회에서 우승할 때 우승보너스를 받는 것은 물론이다.
푸짐한 월급과 보너스를 받는 이들 스타감독중에는 자가용을 굴리는 자가용 족도 많다.
인기종목의 몇몇 스타감독들 이외의 핸드볼·수영·체조·하키·궁도등의 지도자들은 생계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 대부분은 체육교사들로서 20만∼30만원이 평균수준이다.
더구나 일선중·고의 비인기종목 임시직 코치의 경우는 최하 7만원에서 15만원에 이르는 쥐꼬리 월급을 받는 최저생활수준.
올해부터 없어졌지만 내년부터 부활되는 순회코치의 경우 지난해 월급이 15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우승보너스 짭짤>
해마다 우여곡절의 추문이 일어나고 있는 선수스카우트 때는 스타선수들을 둘러싸고 감독·코치들이 상당액의 뒷거래 스카우트비를 받는다는 풍문마저 나들고 있으나 이것은 확인할 수 없으며 지도자들은 낭설로 일축해 버린다.
대부분의 일선감독·코치들이 어려운 생계에 쫓기지만 자신이 좋아한 스포츠에 대한 애착으로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오직 보람을 위해 땀과 청춘을 바친다.
특히 대부분의 일선 지도자들은 승부라는 엇갈리는 명암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리를 떠나야 하는 불안함에 하루도 편히 쉴 날이 없다. 유명 감독들이 다른 팀으로 스카우트될 때는 상당액의 스카우트비를 받게되지만 언제 자리를 물러나야 할지 모르는 불안함은 어느 지도자들이나 마찬가지여서 때로는 부업을 하기도 한다.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고교야구감독의 경우 한 시즌이 지나면 10∼20%에 해당하는 10여명이 책임 아닌 책임을 지고 유능한 승부사(?)가 되지 못했음에 자리를 떠야 해 이들은 스스로를 파리목숨이라고 자초한다. 승리의 댓가보다는 패배에 대한 채찍이 훨씬 가혹, 동창회·후원희등의 압력으로 단명감독이 되기 일쑤다.

<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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