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센카쿠' 분쟁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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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이(吳儀) 중국 부총리의 일방적 회담 취소로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는 중.일 양국이 이번엔 영유권을 둘러싸고 맞섰다. 양국 관계는 한층 더 경색될 조짐이다.

◆ 중국인들, 분쟁 섬 기습 점거=중국 민간인 7명이 24일 일본 군함 4척의 경비를 뚫고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釣魚島.중국명 댜오위다오)에 기습 상륙했다고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 문회보(文匯報)가 26일 보도했다. 이들은 댜오위다오를 지키기 위한 중국 민간 단체 바오댜오(保釣) 연합회 소속 대원들이다.

대원들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꼽고 댜오위다오가 중국 땅임을 주장하는 표지판을 남겼다. 일본은 즉각 해상 보안청 소속 무장 경찰 18명을 헬리콥터 편으로 이 섬에 투입해 이들을 전원 연행했다. 대원들은 23일 100t급 선박을 타고 댜오위다오 부근에 접근한 뒤 야음을 틈타 소형 상륙정으로 상륙에 성공했다.

◆ 일본, 분쟁 섬에 영구 표지판=일본이 중국과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일본 최남단 바위섬 오키노토리섬(沖◆ 鳥.중국명 충즈다오)에 자국 영토임을 밝히는 영구 표지판을 다음달 설치할 계획이라고 26일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이 보도했다.

이 섬엔 이미 일본 땅임을 주장하는 경계비가 있다. 일본의 우파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東京都) 지사가 최근 이 경계비 앞에서 일장기를 흔들며 1인 시위를 벌인 적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설치될 가로 1m, 세로 1.5m의 영구 표지판은 해풍에 견딜 수 있도록 티타늄이 들어간 특수 재료를 사용했다. 재료비로만 200만 엔(약 2000만원)이 들어갔다. 표지판 위에는 '일본 최남단 섬' '도쿄도(東京都) 오가사하라무라(小笠原村) 1호'라는 글씨가 새겨질 예정이다. 일본은 표지판 외에 날씨.파고.해일 등을 관측할 수 있는 레이더를 설치하고 헬기 이착륙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일본은 이 섬이 행정구역상 오가사하라무라 소속 도서라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이 섬이 국제법상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설정할 수 없는'바위'일 뿐이라며 석유 등 섬 근해의 해저자원 영유권을 요구 중이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최근 122명의 일본인이 오키노토리섬의 주민으로 등재돼 있다고 발표했다.

독도와 댜오위다오 주민으로는 각각 26명과 18명의 일본인이 주민등기표에 올라 있다.

홍콩.도쿄=이양수.예영준 특파원

*** 바로잡습니다

5월 27일자 16면 "중.일 '센카쿠' 분쟁 가열" 기사에서 '중국인 7명이 지난 24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기습 점거했다'는 내용은 오보이기에 바로잡습니다. 이 점거 사건은 지난해 3월 24일 발생한 것으로 올해엔 없는 일입니다. 이 같은 오보는 홍콩 문회보(文匯報)의 인터넷 신문(26일자)에 잘못 올려졌던 기사를 그대로 옮긴 탓에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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