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이미지 어느 때보다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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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미국 내에서는 최근 '중국 신화'가 사그라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태미 오버비(사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부회장은 최근 연례 미국 워싱턴 방문행사인 '2005 도어노크(Doorknock)'를 마치고 귀국했다. 도어노크는 암참이 매년 상반기 미국 정.재계를 방문해 한국의 경제와 정치상황을 보고하는 행사다.

오버비 부회장은 "지적재산권 등 중국의 법규와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현지에 진출한 많은 미국 기업이 손해를 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들 기업은 한국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나 협력 파트너 등으로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미국 정.재계 인사들이 암참에 중국이나 북한에 대한 최신정보를 주로 물었지만 이번에는 한국의 경제와 기업 자체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어느 때보다 좋아졌음을 느꼈다고 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때마침 현대차가 앨라배마에 공장을 세운 덕분인지 한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많이 올라갔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특히 미국 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그는 "한.미 군사동맹의 부정적인 변화는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양국 간 지속적인 경제교류를 위해서는 군사동맹이 튼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한국이 수년 내로 미국의 비자면제국으로 승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9.11테러의 여파가 남아서인지 일부 의원들은 '비자면제 프로그램을 전면 폐쇄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못했습니다. 한국이 섣불리 비자면제국 요청을 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요." 암참 도어노크 방문단은 지난 9일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상무부.농무부.국방부 등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 재계 인사 등과 만났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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