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중고 신인' 옥득진 일 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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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3세의 무명기사 옥득진 2단이 KT배 왕위전에서 파죽의 7연승을 거두며 도전자 결정전까지 치고 올라왔다. 옥득진은 원성진 6단과 도전권을 다툰다.

옥득진 2단이 처음 돌풍을 일으킬 때만 해도 '일회성'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많았다. 그러나 24일의 준결승전에서 옥득진이 강적 윤준상을 백 불계로 꺾자 얘기가 달라졌다. 옥득진은 능란한 타개와 변신 능력을 선보이며 윤준상의 소문난 강펀치를 무력화시켰고, 이제는 누구도 무시 못 할 강자로 다시 나게 됐다.

옥득진은 "기쁘다. 원성진 6단과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차분한 어조로 자신감을 토로했다.

올해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다시 정상을 노리는 원성진은 이세돌 9단을 격파하고 올라온 이영구 4단을 준결승에서 제압함으로써(흑4집반승) 생애 처음 왕위전 도전권을 노리게 됐다.

원성진은 옥득진과의 승부에 대해 "자신은 있지만 승부는 반반"이라고 조심스럽게 소감을 밝혔다.

단판으로 치러지는 도전자 결정전은 31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승자는 왕위 이창호 9단과 5번기로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옥득진 2단> "군대 제대 후 안정감 찾아"

-생애 처음 결승에 올라온 소감은(그는 왕위전에선 박정상.조한승 등을 연파했으나 마스터즈배 준결승에선 박정상에게 반집을 졌고 결국 박정상은 우승까지 했다).

"기분이 참 좋다. 자꾸 이기니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

-프로기사는 군대갔다 오면 전성기가 지나버린다고 한다. 그런데 군 제대 후 갑자기 세진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엔 어쩔 수 없이 갔으나 지나고 보니 나에겐 도움이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정신력이 좋아지고 안정감이 생겼다."

-자신의 바둑 스타일을 말한다면.

"실리와 타개 쪽이지만 가끔 세력 바둑도 둔다. 아직 스타일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원성진 6단과의 결승전 전망은.

"원 6단은 원래 강한 데다 최근 상승세로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 해볼 만하다는 느낌이다."

<원성진 6단> "두터움 위주서 실전적으로"

-올해 컨디션이 부쩍 좋아진 것 같다.

"지난해 너무 나빴다. 바둑에 전념하면서 다시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원성진은 올해 25승 7패로 승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박영훈.박정상.최철한에 이어 다승 4위를 달리고 있다. 옥득진은 13승 8패로 38위.)

-옥득진은 무명기사다. 그의 바둑을 어떻게 보는가.

"전엔 실력에 비해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요즘엔 달라졌다.이유는 모르겠다."

-자신의 바둑 스타일은.

"두터움을 위주로 두어왔다. 근래엔 실리도 겸하며 실전적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결승전에서 승리하여 도전자가 될 자신이 있는가.

"자신은 있다. 그러나 단판인 만큼 승부는 반반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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