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보다 먹을 것 더 필요한 세상" 룰라, 북한 핵 보유 반대 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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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을 마친 뒤 양국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초등학생들 앞을 지나가고 있다. 김춘식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방한 중인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25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의 현안과 정부혁신 노력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11월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 호의를 베풀어줘 에너지.자원 등 제반 분야에서 성과가 많았다"고 6개월 만의 재회에 대한 인사를 건넸다. 룰라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방문과 나의 답방으로 양국 정치.경제 관계가 많이 강화되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이 취임 후 브라질의 경제발전과 개혁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 국제사회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번 방한 중 양국 관계의 긴밀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양국 협력의 잠재력과 미래에 대해 강한 희망을 갖고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특히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기업인 간 협력을 가속화하는 전기가 되었다"면서 "농업.IT.산업기술 및 재외동포 분야의 지속적 협력을 증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6자회담 조기 재개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양국 간 포괄적 협력관계를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할 '한.브라질 포럼' 창설을 제안했으며 룰라 대통령은 흔쾌히 동의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회담 직후 김원기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 보유는 있을 수 없다는 절대적 반대 입장"이라며 "지금은 폭탄보다 먹을 것과 직업이 더 필요한 세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경제협력을 확대키로 합의한 사실을 소개한 뒤 "한국과 브라질 모두 국회에 대한 과도한 비판이 존재하지만, 강하고 자주적인 국회가 없으면 민주주의 실현이 불가능하다"며 양국 국회교류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그의 이번 방한은 2001년 카르도주 대통령 이후 두 번째로, 그는 방한 중 세계정부혁신 포럼 참석, 대 브라질 투자세미나 참석, 경제 4단체장 주최 오찬 등 다양한 경제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최훈.김정욱 기자 <choihoon@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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