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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주 고루 편입한 통합지수 6월1일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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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거래소(유가증권시장)와 코스닥 시장의 우량 종목을 고루 편입한 새로운 통합주가지수가 6월1일부터 나온다.

증권선물거래소는 25일 삼성전자 등 유가증권시장 87개 종목, NHN 등 코스닥시장 13개 종목을 포함한 새 지수의 구성을 확정짓고, 명칭을 '코리아 익스체인지 100(KRX 100)'으로 결정했다. 2001년 1월2일을 1000포인트로 잡은 새 지수는 2000포인트 전후(5월24일 기준 1960포인트)에서 출발할 전망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새 지수가 시장에서 신뢰성.효율성을 인정받는데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수 구성=지수에 편입되는 100종목 중 유가증권시장 87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339조원(최근 3개월 평균)으로 전체 유가증권 시장(436조원)의 77.8%이며 코스닥 13개 종목의 시가총액(6조원)은 코스닥 전체(30조원)의 15%를 차지한다. 양 시장 통합 시가총액(476조원)의 72.3%를 반영하는 셈이다.

거래소는 26개 산업에 걸쳐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유동성)이 큰 종목중 ▶자기자본 이익률 ▶유보율 ▶부채비율이 좋은 기업 100개를 골랐다.

<표 참조>

이에 따라 LG필립스LCD.하이닉스.현대건설 등이 지수에서 빠지는 수모를 당했다.

또 특정종목이 지수를 좌우하는 경향을 줄이기 위해 한 종목의 비중을 15%내로 줄였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KRX 100 전체의 21%가 넘지만 15%까지만 반영된다.

◆시장 영향=1000포인트를 밑돌던 증시가 새 지수로는 갑자기 2000포인트대로 뛰어올라 투자자들의 혼란과 거부감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많다. 대신증권 함성식 책임연구원은 "시장을 잘 반영하자는 것이 KRX 100의 취지이지만 당장 투자자들의 피부에 와닿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당초 새 지수의 시발점을 2000년1월로 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갑자기 1년 뒤인 2001년1월로 늦추기로 결정했다. 2000년1월보다 2001년1월의 주가가 낮아, 현 시점의 지수를 보다 높게 산출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오성진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소 개별종목에 투자하던 일반투자자들은 지수와 투자종목 주가간의 괴리감을 훨씬 크게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합주가지수로 새로운 펀드나 파생 상품을 만드는 일도 생각보다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투증권 경제연구소 지승훈 연구위원은 "현재의 인덱스 펀드.주가지수연계증권(ELS) 등은 모두 KOSPI200을 따라가고 있어 당장 통합지수로 변경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지수에 포함된 종목과 빠진 종목 사이의 차별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정착에는 시간 걸려=통합지수가 국내 대표지수로 안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1969년에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가 50년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만든 닛케이225지수를 대체하기 위해 TOPIX라는 지수를 새로 만들었지만 인지도가 낮아 정착에 실패했다"며 "국내에서도 새 지수가 자리잡는 데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새 지수 정착을 위해 거래소가 업계와 투자자에게 메리트를 주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단순히 지수를 발표하는데 그치지 말고 증권사 등 업계나 투자자들이 이 지수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메리트도 함께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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