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뭇가사리 등 홍조류에서 자동차연료 뽑아내는 방법 찾아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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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뭇가사리 같은 홍조류에서 자동차 연료 등으로 쓸 수 있는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고려대 생명공학과 김경헌ㆍ최인걸 교수팀은 홍조류의 주성분인 한천 무수당(3,6-안하이드로-L-갈락토오스)을 먹고 자라는 해양 미생물(비브리오)을 분리하고 그 대사경로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환경미생물 분야 국제학술지인 환경미생물학(Environmental Microbiolog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홍조류는 우뭇가사리ㆍ김 등 붉은 색을 띠는 해조류다. 한천과 같은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분해가 잘 안 되는 그리닌 함량이 적어 에탄올 생산에 유리한 바이오매스(biomass,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식물체)로 꼽혀왔다. 하지만 주성분인 한천 무수사당의 대사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실제 생산에 걸림돌이 돼 왔는데, 이번에 비브리오를 이용해 그 해법을 찾은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찾아낸 새 발효효소를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쓰이는 대장균에 도입한 결과 에탄올 생산량이 기존 대비 25% 늘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에는 약 50만㏊의 양식장에서 해조류를 생산하고 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홍조류다. 이를 이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면 국내 자동차 휘발유 소비량의 31%를 대체할 수 있다바이오에탄올은 는 게 해수부 전망이다.

기존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ㆍ사탕수수 등 식용작물(1세대)과 톱밥ㆍ폐목재 등(2세대)를 이용해 생산됐다. 최근 해조류ㆍ미세조류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 제 3세대 방식이 주목 받고 있다. 김경현 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해 “목질계 등 다른 바이오매스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해조류를 이용해 바이오연료,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하는 핵심 기술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별 기자 ids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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